불륜 남편 복수한 아내…법원 "위자료 깎아라"

【 앵커멘트 】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로 신체 주요 부위를 흉기로 때린 아내에게 위자료를 대폭 깎으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남편에게 혼인 파탄의 책임은 있지만, 이해할 만한 폭력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레지던트 1년차이던 지난 2010년 결혼한 최 모 씨 부부.

경제적으로 어려운 남편을 위해 아내는 신혼집을 마련하고 외제차도 선물해줬습니다.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까지 지원할 정도로 아내는 헌신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외도를 하면서 금실이 깨졌습니다.

같은 병원 27살 간호사와 바람을 핀 겁니다.

충격을 받은 아내는 급기야 무리한 요구를 하기 시작합니다.

외도를 한 여성이 27살이니까, 자해를 하고 27바늘을 꿰매면 용서해주겠다는 겁니다.

남편은 지인에게 부탁해 그대로 했습니다.

그래도 아내는 화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남편의 신체 주요 부위를 발로 차고, 망치로 외도 여성의 나이만큼 27대를 때렸습니다.

결국 남편이 아내에게 위자료 13억 원을 주기로 합의하고 이혼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약속을 지키지 않자 아내는 소송을 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위자료를 주긴 주되 13억 원이 아닌 대폭 깎아 1억 6천만 원만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면서도, 사회통념상 아내가 납득하기 어려운 폭행을 했다는 겁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재판부는 또 남편이 폭행 충격으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없었다며 합의대로 위자료를 지급하는 건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