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돌아오나…삼성전자·현대車 러브콜
입력 2014-10-27 17:36  | 수정 2014-10-27 19:52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주춤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다른 종목으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7일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은 96억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치며 매도 규모를 축소했다. 시간외시장에서 주식을 팔면서 매도 우위로 마감했지만 장중 104억원을 사들여 호전된 시각을 반영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연일 주식을 팔았지만 지난 20일 이후 1587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외국인이 매도와 매수를 반복하겠지만 일방적인 매도 우위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달부터 외국인이 매도를 통해 차익을 실현한 데다 글로벌 경기 개선과 낮아진 주가,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고용률 등 각종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유럽과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가 커지면서 신흥시장 전체적으로 외국인 매도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싸진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살 기회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특히 28일부터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내년 중간배당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것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관심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일부터 15거래일 동안 현대차를 하루 평균 157억6000만원어치 순매도했지만 현대차가 배당 확대를 언급한 24일부터 이틀 동안 261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실적에 비해 최근 낙폭이 컸던 은행ㆍ건설주로도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행진은 멈췄지만 추세적인 매수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도 나온다. 장기간 순매수를 지속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 흐름과 관련해 주목할 사안 중 하나는 최근 하락세를 기록 중인 국제유가다. 유가 급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일수록 외국인 순매도와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배럴당 80.32달러까지 떨어져 201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피해 업종은 정유와 조선, 건설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각각 707억원, 477억원을 순매도했고 같은 기간 주가는 각각 22.5%, 25.9% 하락했다. 눈에 띄는 점은 기름값이 급락하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주가도 덩달아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수요처인 중국 경기 하강이 가장 큰 이유지만 낮은 유가가 주가 하락을 추가로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양광 대표주인 OCI와 한화케미칼은 이달에만 각각 31%, 18% 급락했다. 대표적 풍력업체인 태웅은 이달 들어 주당 2만원이 무너졌고 주가는 20% 넘게 빠졌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태양광 발전설비에 중국 정부가 추가 보조금을 지원할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아직까지 조치가 없어 8월 중순부터 태양광주가 급락하고 있다"며 "최근 국제유가는 추가적인 악재"라고 밝혔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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