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내부기둥없는 초고층 공법에 `깜짝`
입력 2014-10-27 17:14  | 수정 2014-10-27 22:03
대우건설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건설 중인 IB타워. [사진 제공=대우건설]
지난 22일 찾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중심가인 빈자이 지구. 각종 오피스건물과 상업시설이 밀집해 '말레이시아의 명동'이라 불리는 이곳에서는 내년 4월 준공을 앞둔 초고층 빌딩 IB타워 공사가 한창이다. 대각선으로 기울어진 대형 기둥이 외벽을 휘감은 이색적인 외관과 압도적인 높이로 보는 이들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 이 건물은 지상 58층, 높이 274m 규모로 완공되면 말레이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262m 높이인 남산보다도 더 높은 건물을 내부 기둥 없이 외부 기둥인 '전이보'만으로 지탱하는 구조인데 이 건물 공사를 맡은 곳이 바로 국내 건설사인 대우건설이다.
'새로운 영감'이란 뜻인 현지어 '일함 바루' 알파벳 약자를 딴 IB타워는 지상 1~5층이 로비와 갤러리, 7~31층은 오피스, 41~53층은 아파트, 55~58층은 펜트하우스로 구성된다.
애플 신사옥과 뉴욕 허드슨 타워로 유명한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의 설계에 따라 건물 내 기둥을 모조리 바깥으로 빼내 내부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색적인 설계에다 말레이시아 심장부에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상징성 때문에 2011년 진행된 공사 수주 경쟁에서는 현지 업체뿐 아니라 한ㆍ중ㆍ일 3국의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대우건설은 다른 곳을 압도하는 기술력 덕분에 시공사로 낙점됐다.

이기순 IB타워 현장소장은 "내부 기술연구소를 통해 최초 설계대로 건물이 완공되면 100㎜ 이상 기울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해 기술 심사 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는 점을 어필했다"고 설명했다.
인근 주민들 민원으로 공사가 지연되자 38~40층을 건너뛴 채 37층과 41층 공사를 우선 진행하는 '업-업(Up-up) 공법'을 통해 공사기간을 3개월 단축하는 등 새로운 공사기법을 도입한 것도 눈에 띈다.
대우건설이 말레이시아에서 선보인 초고층 빌딩은 IB빌딩뿐만이 아니다. 지상 77층 규모로 현지에서 두 번째로 높은 텔레콤 사옥, 2012년 지상 58층으로 완공돼 높이로는 현지 빌딩 중 4위인 KLCC타워까지 말레이시아 최고층 빌딩 5개 중 3개를 모두 이 회사가 지었거나 현재 짓고 있다. 말하자면 국내 기업이 말레이시아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 컨벤션센터로 들어서는 쿠알라룸푸르 마트레이드 컨벤션센터도 대우건설이 건설하고 있다.
대우건설 국외사업에서 말레이시아가 차지하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2009년 이후 아시아 지역 건축 부문에서 거둔 수주 중에서 말레이시아가 54.9%를 차지한다.
[쿠알라룸푸르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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