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삼성그룹(제작 제일기획)이 또 드라마를 만들었다. 젊은이들의 꿈과 도전을 담았다는 '최고의 미래'다. 지난해 선보인 '무한동력'에 이어 두 번째 웹드라마다.
기업이 연예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는 여럿 있다. 간접광고(PPL)를 비롯해 한류 가수의 공연을 후원하거나 행사에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드라마를 직접 기획·제작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은 왜 드라마 시장에 뛰어든 것일까?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다목적홀에서는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걸스데이 민아, 가수 홍경민, 배우 서강준 최성국 등 주요 출연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드라마 줄거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줬으나 중요하지 않았다. '삼성' 칭찬 위주였다.
민아는 극 중 무대공포증을 딛고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최고' 역을 맡았다. 그는 삼성의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자 사내 지역전문가 공모에 도전하는 신입사원 '미래'(서강준 분)와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최고'와 '미래'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결국 '삼성맨' 이야기다. '최고의 미래'에 등장하는 장소는 대부분 삼성전자 사옥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촬영됐다. 삼성 직원들도 출연했다. 제작진은 "지난해 개관한 R5 연구소와 삼성 이노베이션뮤지엄 내부 모습도 공개된다"고 홍보했다. 즉, '최고의 미래'는 곧 삼성이라는 공식을 시청자에게 은근히 각인하는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드라마의 1차 목표는 젊은이들과 소통을 통한 기업 이미지 향상"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기업'이란 인식도 있더라. 그렇지 않다. 삼성 역시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곳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종의 PPL을 넘어선, 사실상 삼성그룹을 홍보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다만 기존 드라마타이즈 형태로 제작된 기업 홍보영화보다 훨씬 자연스런 이야기와 극적 재미를 부여함으로써 대중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케이팝이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음악은 피부색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훌륭한 제 2의 언어다. 제작진은 음악과 시트콤이 만난 '뮤지콤'을 표방했다. '나에게 쓰는 편지' '저 바다에 누워' 등 1980~90년대 인기가요를 출연진이 리메이크해 부른다.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는 매회 주요 장면에 삽입됐다. 앞서 화제가 됐던 드라마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올해 1분기 방송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웹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94%가 스마트폰으로 영상 서비스를 이용(2013년 3월 닐슨코리아클릭 조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 시청 환경이 바뀌면서 드라마 제작 형태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간편하게 즐긴다'는 의미의 20~30대 스낵컬쳐(Snack Culture)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지난해 제작된 웹드라마는 삼성의 '무한동력' 외 10여 편이 있다. 이 중 '무한동력'은 삼성그룹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6화가 방영됐는데, 그해 총 조회수 550만회를 기록했다. 단순한 기업 홍보영화였다면, 단기간에 나올 수 없는 시청 규모다. 바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더불어 웹드라마는 소재와 형식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은 무궁무진하다. '최고의 미래'를 본 당신, 배우들이 예쁘고 멋지게 입고 나온 옷이며 휴대폰에 눈길이 갔다면 반드시 이 사실을 떠올리시라. 기획 삼성그룹, 제작 제일기획, 협찬 제일모직. 물론 배우들의 연기까지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뻔하지만 '펀(Fun·즐거운)'한 변화다.
fac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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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연예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는 여럿 있다. 간접광고(PPL)를 비롯해 한류 가수의 공연을 후원하거나 행사에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드라마를 직접 기획·제작까지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은 왜 드라마 시장에 뛰어든 것일까?
2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다목적홀에서는 웹드라마 '최고의 미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걸스데이 민아, 가수 홍경민, 배우 서강준 최성국 등 주요 출연진이 참석했다. 이들은 드라마 줄거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려줬으나 중요하지 않았다. '삼성' 칭찬 위주였다.
민아는 극 중 무대공포증을 딛고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최고' 역을 맡았다. 그는 삼성의 대표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자 사내 지역전문가 공모에 도전하는 신입사원 '미래'(서강준 분)와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최고'와 '미래'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결국 '삼성맨' 이야기다. '최고의 미래'에 등장하는 장소는 대부분 삼성전자 사옥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촬영됐다. 삼성 직원들도 출연했다. 제작진은 "지난해 개관한 R5 연구소와 삼성 이노베이션뮤지엄 내부 모습도 공개된다"고 홍보했다. 즉, '최고의 미래'는 곧 삼성이라는 공식을 시청자에게 은근히 각인하는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드라마의 1차 목표는 젊은이들과 소통을 통한 기업 이미지 향상"이라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은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기업'이란 인식도 있더라. 그렇지 않다. 삼성 역시 따뜻하고 사람 냄새 나는 곳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종의 PPL을 넘어선, 사실상 삼성그룹을 홍보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다만 기존 드라마타이즈 형태로 제작된 기업 홍보영화보다 훨씬 자연스런 이야기와 극적 재미를 부여함으로써 대중에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
케이팝이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음악은 피부색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훌륭한 제 2의 언어다. 제작진은 음악과 시트콤이 만난 '뮤지콤'을 표방했다. '나에게 쓰는 편지' '저 바다에 누워' 등 1980~90년대 인기가요를 출연진이 리메이크해 부른다. 그리고 이 뮤직비디오는 매회 주요 장면에 삽입됐다. 앞서 화제가 됐던 드라마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7월 발표한 올해 1분기 방송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웹드라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94%가 스마트폰으로 영상 서비스를 이용(2013년 3월 닐슨코리아클릭 조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상 시청 환경이 바뀌면서 드라마 제작 형태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간편하게 즐긴다'는 의미의 20~30대 스낵컬쳐(Snack Culture) 현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지난해 제작된 웹드라마는 삼성의 '무한동력' 외 10여 편이 있다. 이 중 '무한동력'은 삼성그룹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6화가 방영됐는데, 그해 총 조회수 550만회를 기록했다. 단순한 기업 홍보영화였다면, 단기간에 나올 수 없는 시청 규모다. 바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더불어 웹드라마는 소재와 형식에 제한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은 무궁무진하다. '최고의 미래'를 본 당신, 배우들이 예쁘고 멋지게 입고 나온 옷이며 휴대폰에 눈길이 갔다면 반드시 이 사실을 떠올리시라. 기획 삼성그룹, 제작 제일기획, 협찬 제일모직. 물론 배우들의 연기까지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 뻔하지만 '펀(Fun·즐거운)'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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