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에서 첫 한국인 은행장이 나올 것으로 전망,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SC그룹이 2005년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첫 사례다.
SC은행 관계자는 27일 "한국 일본 몽골을 총괄하는 SC그룹 동북아지역본부 최고경영자(CEO)와 한국 SC은행장을 겸임하던 칸왈 행장이 앞으로 동북아지역본부 CEO만 맡기로 했다"면서 "후임 은행장으로 한국인을 선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는 그룹 차원에서 현지화 경영을 강화키 위한 일환"이라며 "특히, 한국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인 행장을 선임해 한국 시장에 전념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한국 SC은행장으로 임명된 아제이 칸왈 행장은 6개월만에 물러나게 됐다.
다만 칸왈 행장은 한국에 머물면서 기존 동북아시아지역총괄 대표로서 일본·몽골 지역 등을 관할한다.
빠르면 이달 말께 선임될 차기 은행장은 박종복 부행장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SC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666억원에 그쳤을 뿐 아니라 올 상반기에는 386억원의 손실을 냈다. 특히, 최근 소매금융 실적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영업에 활로를 불어넣을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부행장은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제일은행이 SC그룹에 인수된 뒤 소매사업1본부 상무와 프리미엄 사업부 상무, 소매채널사업본부 전무 등을 지냈다.
한국인 부행장은 박 부행장 외에도 박진성(기업금융총괄본부)·박창석(법무·준법감시본부)·김홍선(정보보안본부)·제니스 리(인사·변화관리본부) 부행장 등이 있다.
한편 이번 행장 교체 등으로 한국 SC지주와 한국 SC은행 합병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력 구조조정과 소매금융 축소에 대한 금융권 관측에 대해 칸왈 행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칸왈 행장은 "SC은행은 한국 금융 업계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자로서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등 핵심 사업 부문을 영위해 나갈 것"이라며 "동북아 지역 총괄본부가 본격적으로 운영됨에 따라 스탠다드차타드그룹 지역 내 금융거점으로서 한국의 위상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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