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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석 모뉴엘대표 조세회피지역 계좌 운영 의혹
입력 2014-10-26 18:30 
박홍석 모뉴엘 대표(왼쪽)가 2013년 7월 주한 마셜제도 명예영사 임명장을 받은 후 최종현 외교부 의전장과 찍은 기념 사진. [출처=외교부]
금융권에서 대출받은 모뉴엘의 자금 중 일부가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홍석 대표가 조세회피 지역인 마셜제도에 계좌를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 공개적인 외부 활동을 꺼려온 박 대표가 주한 마셜제도 명예영사로 임명돼 활동해온 것에도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26일 모뉴엘 전 경리팀 관계자 A씨는 "외부 인터뷰도 잘 안 하던 박 대표가 명예영사로 임명됐다는 소식에 회사 안에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A씨는 박 대표가 주한 마셜제도 명예영사를 맡은 것도 이 계좌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실제로 외교부는 지난해 마셜제도 정부 요청을 받고 7월 17일 박 대표를 주한 명예영사로 임명했다. 국내에 대사관이 없는 마셜제도 정부로서는 주한 명예영사가 단순히 명예직이 아니라 실질적인 외교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셜제도 정부와 친분이 없다면 결코 맡길 수 없는 자리인 셈이다. 따라서 박 대표가 오래전부터 마셜제도에 계좌를 운용해왔고 이런 이유로 마셜제도 정부와도 친분을 유지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모뉴엘의 전신인 아하닉스와 거래했던 국내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2006년 아하닉스 당시 대표가 잠적했을 때도 투자금 등을 조세회피 지역으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았었다"며 "당시 아하닉스가 사실상 지금의 모뉴엘 미국법인인 만큼 그때부터 계좌가 유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7일부터 긴급 검사에 돌입하는 금융감독원이 모뉴엘의 해외 계좌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은 일단 10개 은행의 여신 심사 과정부터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여신 심사 과정에서 기업 재무제표와 수출계약서 같은 서류를 제대로 검토했는지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무역보험공사 보증을 담보로 대출을 했다고 할지라도 은행들이 기본적인 서류를 제대로 검토했다면 이 같은 부실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란 판단이다.
은행권이 지원한 여신 총 6768억원 중 무보 보증을 포함한 담보대출이 3860억원, 신용대출이 2908억원에 이른다. 수출입은행은 여신 지원한 1135억원 전액을 신용대출해줬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은 정책금융기관으로 중소ㆍ중견기업 대출의 95% 이상을 신용대출로 지원하고 있으며 무보 보증서와 중복 지원이 불가능하다"며 "미국 중국 등 구매처에 대한 현장 실사를 바탕으로 대출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모뉴엘이 은행 대출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대한 자금 흐름도 살펴볼 예정이다. 모뉴엘이 허위 서류를 통한 가공 매출로 대출을 받았다면 그 자금이 개인 자금이나 비자금과 같은 불법 자금 조성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관세청과 검찰은 모뉴엘이 현지 수입 업체와 짜고 수출 서류를 조작해 수출채권을 발행하고 은행에 할인 판매한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김기철 기자 /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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