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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사퇴 부른 KIA의 어긋난 계산
입력 2014-10-26 07:27  | 수정 2014-10-26 11:52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재신임을 받은 감독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팀을 떠났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선동열 감독의 얘기다.
한 야구팬이 이런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의 승자와 패자는 모두 선동열 감독과 KIA구단이다.” KIA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지난 19일 선동열 감독과의 2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동열 감독의 재계약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더욱 큰 충격은 준플레이오프 마지막경기인 4차전이 열린 25일 나왔다. 선동열 감독이 자진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가을잔치는 순식간에 묻혀버렸다.
선동열 감독이 사퇴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여론 악화다. 특히 여론 악화에 불씨를 당긴 것은 바로 안치홍의 군입대를 둘러싼 불협화음이다. 입단때부터 KIA의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한 안치홍은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하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KIA 주전 유격수 김선빈도 군입대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KIA로서는 키스톤콤비가 모두 팀을 떠나게 되기 때문에 전력손실이 클 수밖에 없었다. 안치홍의 군입대를 회유하기 위해 구단은 회유에 나섰고, 선동열 감독까지 나섰다가 ‘임의탈퇴라는 쓰지 말아야 할 말을 쓰면서 일이 커지게 됐다. 물론 안치홍이나 선동열 감독이 나중에 해명했지만 수습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점이었다.
의도가 어찌됐건 결론은 KIA구단의 어긋난 계산이 모든 것을 꼬이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올 시즌 개인성적이 뛰어났던 안치홍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유력한 후보중 하나였다. 그러나 KIA의 미필선수 중 태극마크를 단 이는 외야수 나지완이었다. 사실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특히 미필자 선발과 관련해서는 구단의 의중이 어느 정도 반영되기 마련이다. 팀 성적이 나지 않으면서 안치홍과 나지완 모두 대표팀에 보낼 수 없게 되자 둘 중 나지완이 발탁됐다. 이는 KIA구단의 계산대로 나온 결과다.
하지만 KIA의 결정은 모든 것을 어긋나게 만들었다. 계획에 없던 안치홍의 군입대에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선동열 감독의 불통이미지가 더해졌다. 재신임 후 선 감독이 구단 홈페이지에 소통을 중시하는 팀운영을 하겠다고 직접 편지를 올린 것도 팬들에게는 가식적인 쇼로 비쳐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선동열 2기 체제는 물 건너갔다. 감독 선임과정도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내년 시즌에 대한 준비도 모두 원점이 됐다.
키스톤콤비의 동반입대, 그리고 최선이라고 판단했던 선동열 감독의 재신임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제 KIA는 울며 겨자 먹기로 차선책을 택해야 한다. 선동열 감독에게 밀렸던 다른 감독 후보군에서 KIA를 이끌어 갈 선장을 뽑아야 한다.
계산 하나 잘못한 것 치고는 KIA는 잃은 게 너무 많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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