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우선株, 배당주펀드에 태클
입력 2014-10-24 15:44  | 수정 2014-10-24 19:26
최근 한 달 사이 우선주 주가가 평균 10% 이상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노리고 우선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주요 배당주 펀드 성과가 최근 급격히 저조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우선주 비중이 작거나 아예 담지 않은 배당주 펀드들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불안한 증시 상황에서는 많이 올랐던 우선주의 주가 조정이 보통주보다 더 클 수 있는 만큼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 선택에 있어 우선주 비중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국내 배당주 펀드 가운데 가장 성과가 좋은 펀드는 '동양중소형고배당'으로 수익률이 1.42%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성과가 좋은 펀드는 'KTB배당플러스찬스'(-0.05%)와 '미래에셋배당주플러스'(-0.29%)였다. 이 3개 펀드들의 특징은 우선주를 전혀 담고 있지 않거나 비중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이 밖에도 운용 설정액 500억원 이상 주요 배당주 펀드의 최근 1개월 성과를 살펴보면 펀드 포트폴리오 내 우선주 비중이 각각 7.70%와 2.81%로 10% 미만인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과 '하나UBS배당60' 펀드도 비교적 하락폭이 작았다.

반면 '신영밸류고배당' '신영프라임배당' '신영고배당' 등 신영자산운용의 배당주 펀드 3형제와 '베어링고배당' 등 우선주 비중이 10%가 넘는 배당주 펀드들은 최근 한 달 수익률이 모두 -5% 이하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우선주 비중에 따라 배당주 펀드 최근 성과의 희비가 갈린 것은 조정 국면에서 우선주 하락률이 보통주보다 훨씬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 우선주 51개의 최근 한 달 평균 주가등락률(22일 종가 기준)은 -10.06%로 보통주 평균 하락률(-5.43%) 대비 거의 배 가까이 떨어졌다.
대림산업(-37.8%) 삼성SDI(-29.4%) 삼성전기(-26.3%) LG화학(-25.9%) 롯데칠성(-21.1%) SK케미칼(-20.1%) 등의 우선주는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20% 이상 급락했다.
우선주는 기업이 배당을 하거나 해산할 때 잔여재산 배분 등에서 다른 주식보다 우선적 지위를 갖는 주식이다.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에 비해 주가가 40~50%가량 낮게 평가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반기 이후 국내 배당주 투자 열풍으로 투자금이 몰리면서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지난달 중순에는 30% 수준까지 축소됐다. 결국 단기에 과다 상승한 우선주가 최근 조정장에서 급격히 하락하면서 관련 비중이 높은 펀드로 불똥이 튄 셈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이 내놓은 배당 확대 이슈가 짧은 기간 내에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우선주 주가가 많이 올라 보통주와의 괴리율이 좁혀졌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낙폭도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수익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배당주 펀드로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설정액은 최근 한 달간 6884억원이 늘어났으며 연초 이후 설정액 증가 규모는 3조2105억원에 달한다.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