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억 로또 당첨자 사기범 전락'
'로또광풍'이 불던 2003년이었습니다. 소액 주식투자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던 김모 씨는 매주 복권을 사며 인생역전을 꿈꿨습니다.
'2,4,21,26,43,44.' 그해 5월 김씨는 행운의 6개 숫자를 모두 맞혀 꿈에 그리던 대박을 맞았습니다. 지난 회차에서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이월된 금액까지 더해 총 242억원을 받게 된 것입니다.
세금을 떼고도 189억원을 타낸 김씨의 인생은 달라진 듯했습니다. 서울에 아파트 2채를 사고 지인들의 사업에도 마음껏 투자했습니다. 가족과 친지들에게도 20억원을 무상으로 증여했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주식투자에도 자신감 있게 수십억씩 투자했습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로또 1등 당첨 한 번뿐이었습니다. 무계획적인 주식투자로 자산관리에 실패한 김씨는 5년여 만인 2008년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습니다.
빈털터리가 된 김씨는 다시 한 번 역전을 꿈꿨습니다. 이미 '인생은 한 방'임을 실감한 터였습니다. 그는 서초구 아파트를 담보로 사채를 빌려 또다시 주식에 손을 댔지만 1억3천만원의 빚만 늘었습니다.
그후 김씨는 인터넷에서 자신을 펀드전문가라고 홍보하며 재기를 노렸습니다.
2010년 5월에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고객 A씨에게 5년 전 로또 당첨 영수증을 보여주며 접근했다. 그는 투자 전문가 행세를 하며 "선물옵션에 투자해 수익을 내줄 테니 돈을 달라"며 A씨를 꼬드겨 1억2천200만원을 뜯어냈습니다.
김씨는 이번에도 투자에 실패했습니다. A씨는 돈을 다시 돌려달라며 재촉했지만 김씨는 "민사소송에서 이기면 15억원을 받을 수 있으니 소송비용만 빌려달라"며 2천600만원을 또 빌렸습니다.
뒤늦게 김씨에게 속은 것을 알게 된 A씨는 2011년 7월 김씨를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김씨는 찜질방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도피생활을 하다가 지난 15일 강남구 논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붙잡혔습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김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조사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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