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 진입 이후 가계 자산구성이 노후 생활에 좀더 맞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은 23일 '100세 시대 행복 리포트'에 실은 보고서에서 "최근 10여 년간 예금 관련 자산은 줄어든 대신 연금과 보험 관련 자산은 증가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서 연구위원은 "2003년 이후 최근 10년간 예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 비중이 55.2%에서 45.8%로 축소됐지만 보험과 연금자산 비중은 21.7%에서 29.1%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실적배당형 자산인 주식자산 비중이 14.4%에서 16.8%로 소폭 늘었다"고 소개했다.
노후, 은퇴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보험과 연금자산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은 100세 시대 도래가 이 같은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알게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서 연구위원은 "연금자산은 노후생활을 지탱해 주는 가장 기본이 되는 자산이고, 실적배당형 자산은 물가를 헤지하면서 노후자산이 소멸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며 "저금리가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자산의 미래 실질가치 보존이 힘든 예금 등 확정금리형 상품이 줄어드는 것 역시 100세시대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위원은 그러나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자금 비중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노후자산이 지나치게 안전자산 중심으로 구성됐을 때 자산증식 속도가 더디게 나타나 자칫 물가 오름세마저도 따라가지 못해 오히려 자산의 실질가치가 축소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노후생활이 10∼20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길게는 40년 가까이 노후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물가를 고려하지 않는 자산운용은 노후 말년에 노후자산이 소멸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일정 수준의 위험은 감내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 자산의 실질 가치를 보존하려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실제로 운용금액이 4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의 주식자산은 이미 30%를 돌파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