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3분기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다소 늘었지만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23일 현대차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1조 64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줄었다고 밝혔다.
3분기 1조 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4분기 1조 237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전망치는 1조7500억원 수준이었다.
3분기 매출액은 21조 2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조6151억원으로 같은 기간 28.3% 감소했다.
현대차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난 3분기 원화 강세를 꼽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 등에 힘입어 판매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분기까지 평균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 하락함에 따라 수익성이 감소했다"며 "4분기에 국내시장은 물론 중국,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수익 개선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환율 안정이 이뤄질 경우,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362만 483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대비 3.6%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국내시장에서 신차 효과와 SUV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4.7% 증가한 50만 1184대를 판매했으며, 해외시장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3.4% 증가한 312만 3653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반면 판매 증가와 신차 출시 효과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 영향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0.5% 증가한 65조 6821억 원을 기록했으며, 이로 인해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0.9% 포인트 상승한 78.5%를 기록했다. 또 영업부문 비용은 3분기말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인해 판매보증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1.5% 증가한 8조 4,659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9.7% 감소한 5조 674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 또한 8.6%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대비 1.0% 포인트 하락했다. 경상이익 및 순이익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10.7%, 12.7% 감소한 7조 8214억 원 및 5조 9931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예측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 등 질적 성장 노력을 지속해 온 결과, 올해 미국 고속도로보험안전협회(IIHS)에서 실시한 충돌테스트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최고 안전 등급을 획득했으며, 제이디파워(J.D.Power)사의 신차 품질 조사 및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도 일반 브랜드 1위에 올랐다"며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 위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도 질적 성장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는 평균 환율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에 부담 요인들이 있었다"며 "4분기에는 3분기 대비 환율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국내공장 가동률 개선 및 신차 판매 비중 확대 등 긍정적인 요인들이 예상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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