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서울대생이 외면하는 공인회계사
입력 2014-10-22 17:41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비수도권 출신 합격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서울대 등 명문대 출신 합격자 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인회계사 저변 다변화와 더불어 처우 악화에 따른 우수 인재의 응시 기피 추세가 통계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자 가운데 비수도권 대학 출신 비중은 12.2%로 집계됐다. 비수도권 대학 출신 합격자 비중은 2012년 9.1%, 2013년 9.6% 등 9%대에 머물러 왔지만 올해 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같은 기간 수도권 대학 출신 비중은 90.2%에서 87.7%로, 서울 소재 대학 출신 비중은 85.8%에서 83.3%로 줄었다.
합격자를 많이 낸 상위 3개 대학 합격자 수는 283명으로 전체의 31.9%를 차지해 최근 4년 평균(34.9%)에 미치지 못했다. 비경상계열 합격자 비중은 2011년 이후 23%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재학 중 합격생은 533명(60.2%)으로 지난해(63.8%)에 이어 절반이 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공인회계사 시험과 관련된 뚜렷한 추세 중 하나는 명문대 출신 합격자 수 감소다. 서울대는 2010년 97명의 최종합격자를 배출했으나 2011년 93명, 2012년 59명, 2013년 43명으로 합격자 수가 줄었고 올해에는 합격자 37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우수 인재가 회계사를 기피한다는 방증이라는 게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 해석이다. 선배들에게 회계사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명문대생들이 과거만큼 회계사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공인회계사 시험 경쟁률은 해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000년만 해도 회계사 555명을 뽑는 데 1만6014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30대1에 육박했지만 올해에는 886명을 뽑는 데 1만44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12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공인회계사 초봉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초봉보다 낮아진 상황이고 입사 시에도 자격증 소지에 특별한 가점을 주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라며 "공인회계사가 평범한 자격증과 비슷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인기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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