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객 신뢰·영업력 회복…은행장 겸임여부도 관심
입력 2014-10-22 17:34  | 수정 2014-10-23 06:08
◆ KB금융 차기회장 윤종규 / 산적한 과제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그야말로 산적해 있다. 고질적인 편 가르기식 내부갈등부터 바닥으로 떨어진 영업력 회복, 새로운 KB를 위한 지배구조 청사진 제시까지 무엇하나 녹록하질 않다. 당장 KB금융그룹 가치를 대변하는 KB금융지주 주가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최근 한 달 반 만에 10% 이상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만 1조5000억원 이상 날아갔다. 금융당국의 제재 압박과 더불어 KB금융지주 회장과 국민은행장이 동시에 초유의 공석사태를 보이면서 만신창이가 됐다.
지배구조를 어떻게 가져갈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금융계에선 윤 회장 내정자가 당분간 은행장을 겸임하면서 조직 안정을 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후 경영 정상화 시점에는 지주회사 취지에 맞춰 은행장을 별도로 두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KB내분사태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집안싸움이 발생한 만큼 차기 회장은 행장을 일단 겸임해 다툼의 불씨를 없애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 대안으로 계열사를 관리할 지주사 사장을 신설하거나 은행 내 실무를 총괄할 수석부행장을 두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봉합도 숙제다. 국민은행이 주택은행을 합병한 시기는 2001년. 이후 13년이 지났지만 1채널(옛 국민은행), 2채널(옛 주택은행)이라는 출신 꼬리표를 놓고 편 가르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차기 회장선거에서도 '내 편이 안 되더라도 다른 출신 라인에서 회장이 나오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올 때마다 출신 채널에 따라 한꺼번에 물갈이되는 인사를 경험했기에 KB금융 임직원들은 서로 상당히 견제하는 분위기다.

윤 회장 내정자는 성과와 능력에 근거한 인사보상체계를 갖춰 채널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주전산기 내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에 대한 책임론도 다시 제기된다. '주전산기 문제를 제대로 봐달라'는 국민은행 경영진 요청을 두 차례 묵살하고 방치했다가 결국 회장 해임까지 결정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윤 회장 내정자는 계열사 대표와 임원들에 대한 재신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집행임원에게 전원 사표를 받은 뒤에 연말 성과평가를 거쳐 재신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위원회가 'KB 지배구조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 안건 승인을 보류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회장은 서둘러 이 부분을 풀어야 한다. KB금융은 인수계약을 맺을 때 이달 27일까지 금융위 심사를 끝내지 못하면 28일부터 하루 1억1000만원의 지연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 윤종규 회장 내정자 프로필
△1955년 10월 전남 나주생 △광주상고ㆍ성균관대 경영학과(야간) △공인회계사 자격 취득 △행정고시(25회) 필기시험 통과(차석) △서울대 경영학 석사ㆍ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삼일회계법인 부대표 △국민은행 부행장(CFOㆍ전략기획본부장) △김앤장 상임고문 △KB금융지주 부사장(CFO)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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