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살아날 듯하던 현대차 3인방 또 `털썩`
입력 2014-10-22 17:25  | 수정 2014-10-22 19:16
현대자동차 3인방의 주가 하락세의 끝은 어디일까. 살아날 듯하던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3사 주가가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한국전력 용지 매입으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GE가 보유한 현대카드ㆍ캐피탈 지분 인수설과 LG화학 어닝 쇼크 '트라우마'에 따른 실적 불안감까지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의미 있게 반등하려면 실적 회복이 관건이라고 진단한다.
22일 현대차 주가는 3.29% 하락한 16만1500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2.22% 하락한 5만2800원에, 현대모비스는 3.99% 떨어진 22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특히 현대차 주가는 장중 15만75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현대차 주가가 15만원대에 들어선 것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4년여 만이다.
현대차 3인방 주가는 지난달 18일 서울 삼성동 한전 용지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한다고 발표한 이후 대형주답지 않게 조그만 소식에도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현대차 주식을 대거 팔고 있는 것은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라며 "배당 증가나 설비 투자를 기대하는 주주들의 의견과 무관하게 오너의 결정으로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쓰게 됐다는 것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도한 비용 지출에 대한 우려가 더 확산됐다는 점이 이날 급락세에 불을 붙였다. 이날 증시 개장을 앞두고 현대차그룹이 미국 GE와 합작을 청산하고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각각 43%)을 되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현대차가 GE로부터 양사 지분을 다시 인수하는데 드는 금액이 2조원가량으로 추정돼 한전 용지 매입에 더해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일부에서는 현대차의 경우 주가가 주가연계증권(ELS) 녹인 구간에 근접해 투매 현상이 일어났다는 분석도 나왔다.
가장 큰 악재는 3분기 비우호적인 환율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다.
현대차는 23일,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2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날 LG화학이 어닝 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주가가 14.16%나 폭락한 것을 보고 현대차 3인방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트라우마'가 확산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최근 증권사 전망치 평균은 1조750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9%, 전 분기보다 16.1% 줄어든 수치다. 3개월 전만 해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었는데 실적 발표일에 가까워지면서 추정치가 12.8%나 줄어들었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최근 추정치도 3개월 전에 비해 9.6%, 현대모비스는 4.7% 감소했다. 최원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부진한 실적에 대해 "지난 3분기 평균 원ㆍ달러 환율과 원ㆍ유로 환율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9.4% 하락하면서 평균 판매단가가 5.2%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는 반면 공장 출하는 중국을 제외하고 1.2%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한 달여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현대차를 순매도하고 이 물량을 개인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한전 용지 매입 발표일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2일까지 4138억원을 순매도해 기관 순매도량(3897억원)보다 더 많이 팔아치웠다.
[조시영 기자 /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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