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서서히 볕드는 방송광고株
입력 2014-10-22 17:12 
부진을 면치 못하던 미디어 주가가 최근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상파에 '방송광고총량제' 도입 계획을 밝히면서 SBS, 제일기획 등 주가가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SBS는 브라질 월드컵 중계방송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광고 시장까지 침체되면서 주가가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급기야 지난 16일에는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59억원 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런데 최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광고총량제를 다음달 중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 흐름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KBS, MBC, SBS 등 지상파는 프로그램 시간의 10%만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다. 가령 60분짜리 드라마는 앞뒤로 광고시간이 6분을 넘길 수 없었다. 그런데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하루 동안 방송사가 광고시간을 정해 놓고, 임의 시간대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게 된다. 인기가 많은 시간에 광고를 집중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케이블TV나 종합편성채널은 이 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를 지상파도 허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방송광고시장 규모 축소다. 국내 지상파 광고시장은 한ㆍ일 월드컵이 개최된 2002년을 정점으로 이후 줄곧 줄어들었다. 연평균 2.4% 감소하여 시장 규모가 12년 전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사이 케이블TV 광고시장은 연평균 15.9% 증가해 지상파와 비슷한 규모까지 따라잡았다.

둘째, 관련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다. SBS는 2011~2013년에 매출액이 정체됐고 영업이익은 연평균 49% 감소했다. KBS와 MBC 사정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의 광고영업을 대행하고 있는 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의 3년 연속 매출 감소가 그 증거다. 이 같은 규제는 방송은 물론 광고시장 성장까지 제약하는 걸림돌로 작용해 제일기획 같은 광고대행사들의 영업까지 제약했다. 이들 업체가 내수보다 해외 광고영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다. 해외시장의 성장성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협소하고 규제까지 많은 국내 시장이 매력을 잃은 것도 한몫했다.
최근 규제를 바라보는 정부의 태도가 바뀌고 있다. 물론 광고총량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만 규제가 완화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만큼 SBS, 제일기획과 방송광고 관련주를 장기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