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을 육가공 사업에만 몰두한 CEO가 있습니다. (주)대경햄 유호식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우리나라 육가공 사업의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유호식 대표는 육가공업계에서 ‘국내 최초 수식어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소시지를 직접 만들며 요리를 해 팔고, 갓 가공된 소시지를 파는 독일식 정육점 메쯔거라이를 한국에 오픈한 것도 그가 최초입니다. 육가공 산업의 발전을 위해 멈추지 않고 달리고 있는 그. 그의 이야기를 MBN ‘정완진의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고귀한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들어보았습니다.
유호식 대표는 2013년 국내 최초 메쯔거라이 매장 ‘어반나이프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부터 생소한 이 매장은 그가 34년을 육가공 업계에서 일하며 꿈꿔온 매장이라고 합니다. 그는 지금 자신의 7층 건물 전체에 그 꿈을 이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하 1층은 햄 소시지를 만드는 공장, 1층은 소비자들이 직접 햄 소시지를 살 수 있는 판매장, 2~3층은 메쯔거라이 레스토랑, 5층은 햄 소시지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장 등. 7층 건물을 통째로 미트빌딩을 만들려는 계획을 실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반나이프 매장이 문을 열기까지 많은 역경이 있었다고 합니다. 처음 메쯔거라이를 접한 건 아주 오래전 일이라고 그는 회상합니다.
34년 전, CJ 육가공 기획팀에 입사하고 해외 연수를 가 처음 메쯔거라이를 접했습니다. 해외여행이 자유가 아닌 시절이라 해외를 간다는 건 대단한 일이었죠. 제가 개발한 햄 소시지 제품이 인정을 받은 덕이었습니다. 그렇게 유럽에 가서 접한 메쯔거라이는 아주 인상이 깊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저런 매장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메쯔거라이가 우리나라 육가공 산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메쯔거라이에 꽂힌 그는 회사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사업을 시작합니다. 자기 생각을 굳게 믿었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사업은 국가 제도에 막혀 문을 닫게 됐습니다. 그 당시 매장에서 소시지를 만들어 파는 건 축산물가공처리법에 위반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사업을 접고 독일로 유학을 떠나 현장에서 일하며 6개월 간 더 깊게 햄 소시지를 공부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유호식 대표는 독일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이용해 (주)대경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홀로 시작한 사업은 작았지만 곧, 시장에서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개발한 소시지는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쉽사리 찾아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소시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시지를 토핑과 안주로 이용하던 피자 가게나 호프집에서는 너도나도 ‘유호식표 소시지를 찾기 시작했고 그의 사업 규모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명성을 들은 대기업에서도 그에게 OEM주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맨몸으로 시작한 사업은 직원 120명 규모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제 사업의 규모가 점차 커지자 경쟁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저희 제품보다 가격을 500원 이상 내려 팔기 시작하면서 저는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었죠. 그렇게 거래처가 점점 줄던 차에 갑자기 대기업 측에서 OEM까지 중단하겠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자체적으로 물량을 만들겠다고 했죠. 매출이 10배 이상 가까이 떨어지는 상황까지 이르렀고 결국 부도가 나버렸습니다.”
하지만 유호식 대표는 계속해서 공장을 운영하기 위해 애썼습니다. 거래처를 일일이 방문하며 사죄하고, 또 사정했습니다. 그 동안 육가공 업계에서 많은 믿음, 그리고 실력을 인정받았던 유호식 대표였기에 주변에서는 그를 믿고 많은 도움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유호식 대표도 그런 주변 사람들과 가족들을 위해 뛰고 또 뛰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를 대리점 체재로 변경, 거래처를 늘려갔고 무려 10년만에 그의 사업은 안정을 되찾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 육가공 발전과 자신이 꿈꿔왔던 ‘메쯔거라이 사업을 위해 한국육가공협회 기술분과위원장에 역임해 활발한 운동을 펼쳐나갔습니다. 그 결과 2013년 식육즉석판매가공업이 제정되었고 유호식 대표가 꿈에도 그리는 메쯔거라이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는 바로 제품 개발에 나섰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했고 매일 직원들과 시식회를 했습니다. 독일식 훈제족발, 페퍼로니, 빵에 발라먹는 햄을 개발했습니다. 매장 오픈에 온 정신을 쏟은 그는 지인들을 불러 시식회를 열었습니다. 지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맛있다며 너나 할 것 없이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 지인 중 블로그를 하는 사람이 있었는지 그가 모르는 세, 그의 매장이 온라인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SNS에서도 반응은 아주 긍정적이었습니다. 독특한 매장이며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층의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아직 매장이 오픈하지도 않았는데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 덕에 어반나이프는 오픈 1년 만에 5개의 가맹점을 열게 됐습니다.
매장에서 소시지를 만들고 판매하는 것, 소품종 대량생산을 하는 대기업의 틀에서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메쯔거라이가 육가공 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접 소비자와 대면하며 그들의 입맛에 맞춰나가며 질 좋은 제품으로 개발해 나가는 그런 매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매일 햄 소시지를 연구하며 더 좋은 제품을 위해 노력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유호식 대표. 그의 자세한 이야기는 10월 25일 오전 5시, MBN '정완진의 최고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