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가파워엘리트들이 바라보는 미국주식·채권
입력 2014-10-22 13:20 

"미국증시가 위험하다.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걱정하지마라. 미국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보다 아웃퍼폼할 것이다."
20~21일 이틀간 뉴욕 맨해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로빈훗인베스터스콘퍼런스에 총출둥한 월가 큰손들이 미국증시 향방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유로존발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중국 성장률 둔화로 시장 불확실성.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월가 파워엘리트들 사이에서도 시장전망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채권시장의 경우, 별다른 이견없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손대는 주식마다 대박 수익률을 내면서 월가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 아이칸엔터프라이즈 회장은 시장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아이칸 회장은 "연준은 서둘러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히했고 시장은 이같은 연준 의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S&P500지수는 연준 양적완화조치가 없었다면 현수준보다 상당히 낮은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아이칸 회장은 "뉴욕증시에서 무슨 (안좋은)일이 벌어질 것같아 상당히 걱정스럽다"고 경계했다. 그동안 장을 지지해온 연준 양적완화조치가 이달말 완료되면 어떤식으로든 시장에 충격파를 줄 수밖에 없다는 걱정을 드러낸 셈이다.
채권시장은 더 안좋게 평가했다. 특히 고위험.고수익 하이일드채권시장에 거품이 끼어있는 상태라고 잘라말했다. 아이칸 회장은 "하이일드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며 "하이일드시장이 거품상태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103억달러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 대형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탈을 설립한 데이비드 아인혼은 "연준 양적완화 종료 등 연준 출구전략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인혼 설립자는 "양적완화 종료.기준금리 인상 등 연준이 출구전략에 들어가면 단기적으로 시장이 딸꾹질을 할수는 있겠지만 미국 경제 성장률이 더 올라가는 등 궁극적으로 미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출구전략 자체가 미국경제 회생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아인혼 설립자는 "지난 수주간 뉴욕증시가 요동을 치면서 투매가 나타났지만 이과정에서 새로운 저가매수 기회가 생겨났다"며 "최근 반도체 주식급락세도 단기적인 흐름에 그칠 것"이라고 긍정론을 펼쳤다. 지난 86년이후 연 평균 19%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겨줘 명성을 떨치고 있는 헤지펀드 튜더인베스트먼트 설립자인 억만장자 폴 튜더 존스도 연말까지 뉴욕증시가 다른 나라 증시를 아웃퍼폼(수익률 상회)할 것으로 낙관했다. 최근 미국경제 골칫거리로 떠오른 달러 초강세 현상과 관련, 존스 설립자는 달러강세가 이어지겠지만 이미 상당폭 오른만큼 추가상승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보수를 받는 헤지펀드 제왕 데이비드 테퍼 아팔루사매니지먼트 설립자는 "디플레이션위협에 직면한 유로존 상황을 타개하기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이 더 강력한 양적완화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로화가 더 많이 풀릴수 밖에 없기때문에)투자자들이 나처럼 유로화에 대해 매도포지션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ECB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경기부양을 위해 회사채 매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