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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돌아온 바비킴…그의 쓸쓸한 독백
입력 2014-10-22 12:10  | 수정 2014-10-22 16:46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조우영 기자] 가수 바비킴(41). 약간 어눌한 듯 서툰 발음이지만 노래를 들으면 어느 유창한 만담가의 얘기보다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진심으로 음악을 전하려는 노력이 특유의 기교와 감성까지 더해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이름 석 자 앞에는 늘 '소울의 대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가을, 바비킴이 돌아왔다. 약 4년 만에 솔로 정규 앨범 '거울'을 22일 발표했다. 이날 그는 서울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자신의 음악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총 12곡이 담긴 가운데 타이틀곡은 ‘사과다. 애절한 발라드로 트럼펫 연주자인 바비킴 아버지(김영근)의 연주가 애잔함을 더했다. 동료 뮤지션이자 친구인 가수 이적이 노랫말을 썼다.

앨범 타이틀이자 동명의 수록곡 '거울'을 더욱 주목할 만하다. 보통 가사는 남에게 맡겨온 그이지만 이 노래만큼은 직접 작사했다. 그의 솔직한 심경이 표현됐다. 바비킴은 '거울'에 대해 "의미가 상당히 크다. 거울에 비친 내 모든 시간들을 앨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모를 아픔이 컸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많았다. "음악을 포기하려 했고, 도망가고 싶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4년 전 추락 사고가 컸다. 당시 한 술집 2층에서 떨어져 갈비뼈에 금이 가고 척추 세 군데가 골절됐다. 무엇보다 더 이상 노래를 못할 수도 있다는 걱정과 두려움이 끔찍했다. 이후 잘 견뎌낸 듯 보였지만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는 데 무려 4년이 걸렸다.
바비킴은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작년 이맘때 절친한 친구가 하늘로 떠나면서 더욱 그랬다"고 고백했다. 그는 "무명시절 10년을 보내고 2004년 '고래의 꿈'으로 이름을 알린 뒤 계속 달려왔다. 어느날 문득 거울을 봤는데 내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 음악을 하면서 아팠다. 그런데 역시나 음악을 통해 힘을 얻고 여러분께 다시 인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비킴에게 음악이란, 고통이자 치유였던 셈이다. 늘 곁에 있는 음악에 대한 고찰이 이번 앨범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삶에 버팀목이 되고 희망에 숨을 불어 넣어준 존재들에 대한 감사와 사랑도 스며 있다.
음악적 접근은 록 힙합 발라드 재즈 포크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이뤄졌다. 바비킴은 "욕심이 많다. 한국에 와 살면서 가면 갈수록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멜로디를 쓰게 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앨범에 수록된 12곡 모두 나의 모습이다. 내 음악 장르는 여러 개가 섞여 있다. 무엇이라 규정하기 어렵다"며 웃었다.

fact@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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