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車 지배구조 미리보기?…이노션 IPO 과정에 쏠린눈
입력 2014-10-21 17:50 
현대차그룹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서자 향후 그룹 내 지배구조 개편 방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노션의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기 때문에 일부 주식에 대한 현금화가 이뤄진 뒤 상장 이후 현물출자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노션은 국내외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린 뒤 이달 말까지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노션 관계자는 21일 "회사 규모가 커져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상장을 추진 중"이라면서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실적이 견조해 올 연말 내지는 내년 초 공모 과정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공모 과정에서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8월 이노션 지분 30%(54만주)를 매각해 3000억원을 현금화한 바 있다. 당시 팔고 남은 지분 10%(18만주)를 매각한다는 얘기다. 매각 당시 주당 가격이 55만5556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신주 발행도 당연한 수순으로 전망된다. 이노션은 21일 현재 정성이 이노션 고문이 40% 지분율로 최대주주, 정의선 부회장(10%), 정몽구 재단(10%)이 뒤를 잇는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사업을 정의선 부회장에게 밀어주는 대신 광고 부문은 정성이 고문이 책임지고 맡는 구조가 확고해지는 셈이다. 현재까지 제일기획 등 동종업계 기준으로 이노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노션은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562억원, 900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이후 이노션 지분은 오너 일가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줄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탈피하기 위해 정성이 고문이 지분 10%가량을 추가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행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그룹 총수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상장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돼 그룹 내 수주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정성이 고문이 30% 이하로 지분율을 낮추고 우호지분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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