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후퇴에 대한 염려로 10월 주식시장이 몸살을 앓았다. 달러 강세와 낮은 인플레이션, 유럽 경제 부진이 미국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고까지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유럽, 신흥국 모두 예외 없이 주가가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정책이 완만하게 후퇴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와 키프로스 같은 위기국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주요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를 20일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유동성이 직접적으로 공급된다는 기대감은 지난주 말 유럽 증시 반등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CB가 전체 자산매입 규모를 밝히지 않자 정책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약화되면서 유럽 증시는 다시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애플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상승분을 반납하지 않은 채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이어갔다. 유럽보다는 미국에 대한 기대가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발표되는 유럽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와 27일 나오는 독일 IFO지수 등 유럽 지표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적으로 지수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10월 지표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환율만 본다면 금융시장은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달러 강세도 제한되고 있고, 엔ㆍ달러 환율도 106~107엔대로 내려와 엔화 약세도 진정되는 추세다.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하면서 원화 약세가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는 악순환에서는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 성과는 여전히 약하다. 국내 주식도, 유럽 주식도 강한 반등이 나오고 있지 않다. 선언과 달리 미온적인 경제정책과 부진한 기업실적 때문이다. 둘 중 어느 쪽이든 강한 신뢰를 심어줘야 주가 바닥에 대한 확신이 생겨날 수 있다.
이달 말과 다음달 초 기업실적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집중돼 있다. 이를 거쳐야 불안이 진정되고 바닥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주가는 많이 하락했고, 부진한 성과를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에 기대 수준보다 실적이 더 나쁠 가능성은 낮아졌다. 유럽 경제지표와 국내 대표기업 실적 중 하나만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나와도 주가지수의 기술적인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지수가 저점을 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월말 글로벌 이벤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주가지수 저점을 확인하고 넘어간다면 연말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통화정책이 완만하게 후퇴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리스와 키프로스 같은 위기국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주요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를 20일부터 매입하기 시작했다. 유동성이 직접적으로 공급된다는 기대감은 지난주 말 유럽 증시 반등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CB가 전체 자산매입 규모를 밝히지 않자 정책에 대한 기대가 다소 약화되면서 유럽 증시는 다시 하락했다. 하지만 미국 증시는 애플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상승분을 반납하지 않은 채 안정적인 주가흐름을 이어갔다. 유럽보다는 미국에 대한 기대가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3일 발표되는 유럽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와 27일 나오는 독일 IFO지수 등 유럽 지표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적으로 지수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10월 지표가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환율만 본다면 금융시장은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달러 강세도 제한되고 있고, 엔ㆍ달러 환율도 106~107엔대로 내려와 엔화 약세도 진정되는 추세다.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하면서 원화 약세가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는 악순환에서는 벗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 성과는 여전히 약하다. 국내 주식도, 유럽 주식도 강한 반등이 나오고 있지 않다. 선언과 달리 미온적인 경제정책과 부진한 기업실적 때문이다. 둘 중 어느 쪽이든 강한 신뢰를 심어줘야 주가 바닥에 대한 확신이 생겨날 수 있다.
이달 말과 다음달 초 기업실적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집중돼 있다. 이를 거쳐야 불안이 진정되고 바닥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주가는 많이 하락했고, 부진한 성과를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에 기대 수준보다 실적이 더 나쁠 가능성은 낮아졌다. 유럽 경제지표와 국내 대표기업 실적 중 하나만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나와도 주가지수의 기술적인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다. 추가적인 하락보다는 지수가 저점을 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월말 글로벌 이벤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주가지수 저점을 확인하고 넘어간다면 연말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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