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이 한 명의 뇌사자로부터 기증받은 신장을 동시에 형제에게 각각 이식하는데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장기를 적출해 이식하는 것도 어려운 장기이식수술에서 이처럼 한 병원이 동시에 신장을 두 환자에게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환자인 김 모(47) 형제는 모두가 만성 신부전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고대 안산병원에서 복막투석을 받을 만큼 상태가 악화일로에 있었지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극적으로 유전자번호가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나 형제가 동시에 이식수술을 받기에는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사연을 전해들은 고려대 안산병원 의료사회사업팀은 '중증질환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줬고 형제는 무사히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간담췌외과 송태진, 한형준, 윤삼열, 이진석 교수로 이뤄진 장기이식팀(신장, 간이식)은 신속한 조치를 통해 신장이식수술을 준비했고, 지난달 22일 오후 4시 김 모 형제의 신장이식수술을 시작했다. 8시간에 걸쳐 진행된 수술은 자정이 되어서야 끝났다. 송태진 교수가 이끄는 장기이식팀은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만일의 사태까지 철저히 대비했고, 조금의 실수도 없이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김 모 형제는 수술을 마치고 빠른 회복을 보였으며, 동생은 이달 17일, 형은 20일 퇴원했다.
김 모 형제는 "건강한 몸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해준 장기기증자와 고대 안산병원 직원에게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이들의 노력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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