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쌓은 마일리지…퇴직하면서 '꿀꺽'

【 앵커멘트 】
공무원들이 국민의 혈세로 쌓은 항공 마일리지를 퇴직하면서 그대로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가에 반납하려 해도 관련 규정이 없다는 게 이들의 항변인데, 그렇게 규정 만드는 것 좋아하는 공무원들이 이런 규정은 왜 안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상민 기자입니다.


【 기자 】
공무원들이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항공사의 마일리지가 쌓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쌓은 마일리지를 퇴직하면서도 국가에 반납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5개 기관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이들 기관에서 퇴직한 공무원 2,260명은 515만 마일의 항공 마일리지를 개인적으로 가져갔습니다.

금액으로는 51억 원이 넘고, 항공권으로 바꾼다면 서울에서 유럽을 73차례, 동남아시아는 128차례 왕복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퇴직 공무원의 마일리지를 회수할 규정이 없다는 겁니다.

공무원 항공 마일리지 관리 지침에 따르면, 출장으로 쌓은 마일리지는 다음 출장에 사용해 여비를 줄이라는 규정만 있습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공무로 쌓은 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4,600여만 원의 출장비를 낭비했습니다.

이렇게 현직에 있을 때 쌓은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고 퇴직할 때 가져간다면,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 인터뷰(☎) : 박덕흠 / 새누리당 국회의원
- "국민의 혈세로 취득한 항공 마일리지를 정산하지 않고 퇴직하는 것을 방지하고 활용도를 높여서 공공목적에 사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과 시스템을 정비해야 합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