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진 한장주고 "범인 맞냐"…황당한 범인지목
입력 2014-10-20 19:40  | 수정 2014-10-20 21:25
【 앵커멘트 】
법원은 수사 과정에서 범인을 지목하는 절차부터가 엉터리였다며 무죄를 선고를 이유를 밝혔는데요.
실제 사진 한 장을 8살 아이에게 보여주며 범인이 맞은지 아닌지를 직접 지목하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강현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기자 】
경찰이 남성 여럿을 일렬로 세우고 피해자에게 범인을 지목하게 합니다.

영화에서 종종 보이는 이 장면은 수사기관이 용의자를 찾는 이른바 '라인업(Line-Up)'이란 절차입니다.

정확한 용의자를 찾아 선량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습니다.

특히, 라인업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바로 '용의자와 비슷한 사람을 함께 배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임 씨 사건에서는 이런 기본 원칙이 무시됐습니다.

동네 주민이 아이에게 '범인 같다'고 지목해준 상황에서,

경찰은 임 씨의 주민등록 사진을 보여준 뒤 바로 용의자로 확정해버린 겁니다.

사실상 아이에게 임씨가 범인이라고 암시를 준 셈이죠.

▶ 인터뷰 : 신광섭 / 변호사
- "피해자가 어린아이라면 더군다나 수사기관을 신뢰하게 되어 있어서 맞다고 하는 경향이 아주 높습니다. 이걸 피암시성이라고 하는데…."

검찰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건이 송치되자 임 씨를 조사실 유리 너머에 혼자 앉혀두고 아이에게 범인이 맞냐고 묻습니다.

검경에 식별 절차가 잘못 밟은 이유를 들으려 했지만, "최선을 다했다" 내지는 "판결문대로 판단하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MBN뉴스 강현석입니다.[wicked@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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