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50조 공룡 된 ELS 하락장 방패? 폭탄?
입력 2014-10-20 17:29  | 수정 2014-10-20 21:29
발행잔액 50조원 규모의 주가연계증권(ELS)이 최근 조정 국면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낙폭이 큰 주요 대형주를 저가 매수하면서 방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ELS의 상품 구조상 개별 종목이나 지수가 녹인(Knock-Inㆍ손실 발생 기준) 구간에 근접하면 순식간에 매도 폭탄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 수급 주체 가운데 금융투자(증권사)가 가장 많은 1조3727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가 1950선 아래로 내려온 지난 10일 이후 17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합계 6686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한 달 증권사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네이버 SK텔레콤 LG화학 순이다. 시장에서는 증권사의 순매수 가운데 상당액이 종목형 ELS의 헤지 물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식 신한금융투자 장외주식팀 부장은 "ELS 헤지는 기본적으로 주가가 오를 때 팔고 내릴 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은 종목형 ELS가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한 종목들"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매매 가운데 일부는 고유자산 운용도 포함돼 있지만, 최근 규모가 많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선물시장에서도 증권사가 최근 한 달 7820억원을 순매수하면서 투신권과 함께 주요 매수 주체로 부상했다.
다만 ELS가 하락장에서 방패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녹인이 발생했거나 근접한 주요 정유ㆍ조선주에서 나타났듯이 종목형 ELS는 기초자산 주가가 녹인 아래로 내려가거나 근접하면 오히려 매물 폭탄으로 변할 수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최근 주가가 급락한 현대차그룹주도 아직까지는 ELS가 저가 매수로 낙폭을 줄이고 있지만, 현재 주가에서 10% 이상 추가로 하락하면 오히려 매도 물량을 쏟아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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