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분임대 아파트, 이유있는 `매진`
입력 2014-10-20 17:21  | 수정 2014-10-21 09:44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조합원이나 청약자들이 꺼려해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초저금리시대 인기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기 집에 살면서 월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매력 덕분이다. 특히 과거 전용 100㎡ 이상 중대형으로 만들었던 부분임대 아파트를 전용 85㎡로 줄여 구입자금 부담마저 덜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0일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정비조합에 따르면 최근 조합원 분양신청을 받은 결과, 전체 2000여 가구 중 부분임대형으로 공급되는 전용 84㎡ 30가구에 조합원 109명이 몰려 평균 3.63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한 아파트에서 두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가구분리형 아파트로 집주인이 거주하면서 분리된 가구를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처럼 임대할 수 있다. 당초 조합은 잔여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릴 생각이었지만 일찌감치 100% 조합원에게 배정됐다. 개포시영조합 관계자는 "나이가 있는 조합원들이 월세 수익을 목적으로 하거나 자식이랑 꼭 같이 살고 싶다며 배정받게 해달라는 경우가 많다"며 "권리가액 순서로 배정되다 보니 탈락한 분들이 많이 아쉬워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반응에 인근 단지들도 놀라고 있다. 개포1단지의 경우 지난 2년 사업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가 부분임대 배치를 권고하자 조합원들이 반대서명 운동을 벌이고 나서는 등 상당한 진통을 겪기도 했다. 당시 조합원들이 반대했던 것은 사생활 침해요소가 크고 수익성 자체도 불확실하다는 이유였다. 실제 재건축 단지에서 지은 부분임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기가 저조했다. 지난해 SK건설이 인천시 남구 용현동에 분양을 시작한 'SK 스카이뷰'에 들어간 부분임대형 전용면적 127㎡A타입은 9가구에 불과했지만 청약 직후 절반 가까이 미분양으로 남기도 했다.

그러나 초저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주택경기의 부활조짐이 보이자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건설사들도 기존 부분임대 아파트들이 지나치게 중대형에 쏠려 있었다고 보고 평형을 대거 축소했다. GS건설은 지난달 성북구에 분양한 '보문 파크뷰 자이'에 자사 최초로 총 1186가구 중 부분임대형 평면 49가구를 포함했다. 이 중 일반분양에 나온 부분임대 84㎡F형 39가구는 분양가가 동일평형 아파트보다 다소 비쌌는데도 청약 결과 1, 2순위에 35건, 3순위에 10건이 접수돼 모두 팔려나갔다.
임종승 GS건설 분양소장은 "주변에 대학이 많아 노후 임대 수익용으로 활용하려는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전체 면적 중 30㎡ 안팎만 떼어내 출입구를 별도로 해서 1인 임대수요에 최적화했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이달 선보이는 만리2구역 재개발 아파트(서울역 센트럴 자이)에도 부분임대형 평면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부분임대형 32가구 중 10가구가 미분양됐던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도 지금은 미분양 부분임대가 모두 소진된 상황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임차수요가 풍부한 대학가 주변 등에서는 부분임대가 계속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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