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자금 의혹` 일본 경제산업상 사임…법무상도 사퇴 의향 밝혀
입력 2014-10-20 13:50 

정치자금 불법 지출 의혹이 불거진 오부치 유코(小淵優子) 일본 경제산업상이 20일 사임했다.
오부치 경제산업상은 자신이 관여한 정치단체의 허위 회계 의혹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아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아베 총리는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 2012년 12월 2차 아베정권 출범 이후 각료가 정치자금 의혹 등으로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HK 등에 따르면 이와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가 표면화된 아베 내각의 또다른 여성 각료 마쓰시마 미도리(松島みどり)법무상도 이르면 이날 아베 총리에게 사임 의사를 밝힐 계획이다.

오부치 경제산업상은 아베 총리가 여성활약 정책 등을 내걸고 지난 9월 초 단행한 개각의 여성 '간판 각료'로 입각했으나, 자신이 관련된 정치단체의 불투명한 회계처리 문제가 한 주간지의 보도로 불거지면서 입각 한 달 반 만에 도중하차했다.
마쓰시마 법상은 자신의 선거구 축제 때 '부채'를 돌린 것이 문제가 돼 야당으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야당 민주당은 선거구에 부채를 돌리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이 금지한 '기부'에 해당한다며 마쓰시마 법상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는 야당 등의 추궁에 "지역 유권자의 관심이 높은 내용 등을 (부채에) 인쇄해 토의자료로 돌린 것으로 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고발장이 수리되면 법무장관인 자신이 수사 대상이 되는 점등을 감안해 사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오부치 경제산업상의 정치자금 의혹 파장이 확산하는 것을 막고 정권 운영에 미치는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 중용'을 과시하며 입각시킨 여성 각료 5명 가운데 오부치 경제산업상에 이어 마쓰시마 법상까지 중도 하차할 경우 아베 총리의 정권 운영 구심력 저하가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된다.
아베 총리는 '친구 내각'으로 불렸던 지난 2006년 9월 1차 집권 때 각료들이 실언 등으로 잇따라 사임하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1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정권은 당시의 '각료 사임 도미노'가 이번에도 재연될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아베 총리의 각료 임명 책임을 국회에서 철저히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오부치 경제산업상의 정치자금이 문제가 된 것은 '오부치 후원회' 등 복수의 정치단체가 선거구(군마<群馬>현) 지지자들을 위해 2010년 등에 개최한 '공연 관람회' 비용 처리다.
관람회 참가자들이 낸 회비 수입과 이들 정치단체가 극장 측에 낸 지출 사이에 수천만 엔의 차이가 발생하거나,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관련 기재가 아예 빠져 있어 그 차액을 정치단체가 대신 부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러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선거구 유권자에 대한 기부행위 등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것이 된다.
오부치 경제산업상은 2000년 총리 재임 중 뇌경색으로 작고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의 딸로 부친의 선거구를 이어받아 중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내각 때 34세의 나이로 저출산 대책 각료로 취임, 전후 최연소 입각 기록을 세웠다. 중의원 5선 의원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래의 여성총리 후보감으로도 꼽혀왔다.
그는 사표 제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 회계 처리 등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으나 이 문제로 국회의원까지 사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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