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상당의 자동차 차체 유리막 코팅을 받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20만~30만원 상당의 왁스 코팅이라면?
보험사기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자동차 차체 코팅 시장도 보험사기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차체 유리막 코팅과 왁스 코팅은 작업 후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유리막 코팅이 왁스 코팅으로 둔갑해도 '눈 뜨고 당하기' 십상이다.
광택작업을 포함한 유리막 코팅 비용은 자동차 외관 전체 작업의 경우 약 70만~120만원이 소요되며, 왁스 코팅은 25만~35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2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 유리막 코팅작업으로 인한 연간 보험금 지급은 800억원 규모로, 이중 저가 왁스 코팅이 유리막 코팅으로 둔갑해 보험금이 허위로 청구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자동차 차체 유리막 코팅 시장은 보험금 지급 규모로 볼 때 800억원, 이를 기준으로 전체 자체 코팅 시장 규모를 추산하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 산업 측면에서 이 시장의 10%만 보험사기가 발생해도 그 규모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자동차 자체 코팅 시장에서 최근 보험사기가 부쩍 감지됨에 따라 보험금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보험개발원에 유리막 코팅과 왁스 코팅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의뢰 했다. 보험개발원은 시중에서 주로 팔리는 자동차 코팅 제품을 대상으로 유리막과 왁스 코팅 구별법을 6개월 간 연구해 개발했다.
그간 왁스 코팅은 시공 직후 성능이 유리막 코팅과 유사하기 때문에 왁스 제품으로 시공하고 유리막 코팅 제품으로 시공했다고 해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쉽지 않았다.
이상돈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은 "시중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유리막 코팅 및 왁스 코팅 제품 각 5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코팅돼 있는 차체 표면에 비교적 간단한 알콜류 시약을 뿌린 후 발수성능이 사라져 물이 잘 튀겨져 나오지 않는다면 유리막 코팅이 아닌 왁스 코팅제가 사용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보험사고의 경우, 왁스 제품으로 코팅작업을 실시하고 유리막 코팅작업 비용으로 부당하게 청구해도 어쩔 수 없이 고가의 작업비용을 지급하는 사례가 다수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보험금 누수를 방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자동차 차체 코팅작업은 크게 합성왁스, 천연왁스, 유리막 코팅 등 3가지로 분류 할 수 있는데 왁스류는 지속력이 수개월(1∼3월) 이내이며 시공비용가 저렴하나, 유리막 코팅은 지속력이 1∼2년으로 길며, 전문 광택시공업체에서 광택작업을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왁스코팅에 비해 시공료가 비싸다.
이 팀장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유리막 코팅제는 다양하며, 제품의 성분 등에 따라 성능차이도 크기 때문에 본인 차량에 어떤 제품이 시공됐는지 확인하고 시공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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