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2015년 경제·금융시장 전망'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우리 경제는 3.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정부(4.0%)와 한국은행(3.9%)의 전망치 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내년 전망의 키워드로 '세계경제의 G2 차별화, 내수부진 속 경기부양, 원화강세·금리상승'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의 상대적 안정성에 대한 재점검과 저금리 환경 지속에 따른 자산포트폴리오 변화 가능성에 대한 대응을 강조했다.
◇ 경기부양 정책효과 장기화 쉽지 않아 = 내년 국내경제가 정책당국의 재정 및 통화확대 정책으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경제 성장률이 올해의 3.5%에서 내년에는 3.7%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가계부채, 투자부진 등의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하고 경제 주체들의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책효과가 하반기까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상반기: 3.8%, 하반기 3.7%).
김영준 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의 '끝장' 경기부양으로 순환적 회복이 가능하겠으나 구조적 저성장 위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민간소비의 경우 정책지원과 세월호 기저효과로 부진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담배세·자동차세 등의 증세와 대외환경 악화로 소비심리가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제조업 유휴설비 존재와 기업 수익성 개선 부진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세계 교역량 확대로 증가세로 예상하면서도 중국 수입구조 변화와 원·엔 환율 하락으로 증가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는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세, 원화강세,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 등으로 3년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5~3.5%)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 원·달러 환율 900원대 진입할 듯 = 가계부채 문제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우려 등으로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김완중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심화되거나 엔화약세 심화로 기업실적 부진 우려가 높아질 경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 동결기조로 단기금리 상승압력이 제한되는 반면 장기금리는 글로벌 금리상승 등으로 반등 압력이 부각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미국 연준의 신중한 출구전략으로 달러화의 일방적인 강세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장보형 경제연구실장은 "일본은행(BOJ)의 막대한 자산규모와 엔화약세의 부작용 등을 감안할 때 엔·달러 환율이 110엔 이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화 공급우위 환경에 힘입어 하락세(원화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 내년 가계 부채조정 지연과 기업의 신용리스크 부각 = 내년에는 저금리 환경지속과 부동산 규제완화 등으로 주택대출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계의 부채조정이 지연, 투자수익률 제고 목적의 자산포트폴리오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대내외 자금조달 여건의 악화 가능성과 엔저 부담, 중국발 경쟁위협 증대 등으로 한계기업은 물론 수출기업에까지 신용리스크가 부각, 금융시장의 상대적 안정성이 다시 시험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영준 연구위원은 "저성장 악순환이 장기화 하면서 가계와 기업이 패배의식과 무력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배당소득증대세제·기업소득환류세제와 같은 세제개편과 확장적 예산안 등을 국회의 동의를 얻어 빠른 시일내에 실행, 실제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경제주체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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