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지속되는 '뉴노멀 시대'가 정착되는 가운데 금융 소비자들은 이에 따른 대출금리 혜택을 제대로 못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지난해 말 이후 정기예금 우대금리를 기존 0.2~0.3%포인트에서 0.05~0.08%포인트로 내렸다.
이에 따라 예금 최고금리 하락 폭은 신한은행 0.55%포인트, 스탠다드차타드은행 0.50%포인트, 국민 0.42%포인트, 외환은행 0.40%포인트 등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은행권 대출 기준금리인 코픽스의 하락 폭 0.39%포인트를 넘어선 수준이다.
반면 대출 가산금리는 되레 오르거나 금리 할인 혜택이 줄어 코픽스 하락 폭 0.39% 포인트에 미치지 못했다. 대출금리는 '기본금리+가산금리'로 결정된다. 예금금리는 시장금리 하락분 보다 더 내려가도록 만들면서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보다 덜 내려가도록 설계한 것이다.
실례로 우리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의 지난해 말 금리는 최저 연 3.3%였으나 현재 금리는 연 3.27%로 고작 0.03%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은행이 올해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가산금리를 0.2%포인트씩 올렸기 때문.
기본금리인 코픽스는 올 들어 0.39%포인트 떨어졌으나 가산금리를 0.4%포인트나 올려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은 것.
또 농협은행의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신규 코픽스 연동) 금리는 지난해 말 최저 연 3.18%였지만 현재 연 3.48%로 0.3%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월까지 최대 1.7%포인트의 금리 할인 혜택을 줬는데 이를 지난 3월부터 1.0%포인트로 대폭 축소했기 때문. 현재는 1.25%포인트의 할인 혜택을 준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감독당국의 정책에 맞춰 고정금리대출을 확대하다 보니 변동금리대출 금리를 고정금리대출 보다 높게 가져갈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해 말 최저 연 3.2%에서 현재 연 3.17%로 0.03% 포인트 떨어지는데 불과했다.
한편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 들어 8월까지 은행권 1년 만기 신규 정기예금의 금리 하락 폭은 0.38%포인트에 달했지만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하락 폭은 0.24%포인트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지만 금융 소비자들은 대출금리 혜택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의 잘못된 고정금리대출 확대 정책과 수익구조에 치중된 은행들의 자의적인 금리조정 등으로 인해저금리 추세에도 금융 소비자들은 누려야 할 대출금리 혜택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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