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길거리 블랙홀' 환풍구 서울에만…
입력 2014-10-20 06:50  | 수정 2014-10-20 10:50
【 앵커멘트 】
인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기 쉬운 환풍구는 서울에만 무려 7천 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관련 규정도 없다 보니 자칫 '길거리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보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 종로의 한 인도입니다.

길 위에 그대로 노출된 지하철 환풍구가 보입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피해 지나다니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욱이 높이도 지상보도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사람들은 물론, 자전거를 탄 채 그대로 지나가는 것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지하철이나 전기·상하수도 시설관리를 위한 공공부문 환풍구는 서울에만 2,780여 곳.

여기에 주차장이 있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단지와 대형 상가나 공원의 지하주차장 환풍구까지 더하면 서울에만 약 7천 개의 환풍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하철 환풍구는 2400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도로 위에 설치된 건 1,800곳에 육박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가림막은커녕 위험표시조차 없이 설치돼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영주 / 대전 삼성동
- "올라가지 말라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고요, 표지판 같은 것도 없으니까 그냥 막 올라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환풍구 시설안전을 규정한 법규 자체가 없는 상황.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환풍구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부랴부랴 환풍구 추락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각 시도에 환기 구조물 안전점검을 하라는 '뒷북 지시'를 내렸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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