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글로벌 경기 부진 공포에 따라 장중 한때 1910선이 무너지는 등 맥을 못 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수 주체가 뚜렷하지 않고 △장을 이끌 주도주도 없으며 △상승 동력도 없는 이른바 '3무(無)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 보고 향후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08포인트(0.37%) 떨어진 1918.83을 기록했다. 분위기는 개장 초부터 좋지 않아 장중 한때 1904.77까지 하락하며 1900선이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기관투자가가 매수하며 하락폭을 줄였지만 1920선을 결국 넘지 못하고 장을 마감했다.
지수가 크게 밀린 것은 유럽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 부진 소식이 겹치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0.2%)보다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도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내렸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글로벌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코스피가 싸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수 주체ㆍ주도주ㆍ상승 동력이 모두 사라져 글로벌 증시가 조금만 출렁거려도 영향을 심하게 받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수급 측면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반기 내내 매수세를 이어갔던 외국인투자자가 '팔자'로 돌아서면서 주가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3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16일에도 211억원을 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이 지수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아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차가 이날 3년2개월 만에 17만원 선이 붕괴된 이유도 외국인 매도에 기관 손절매가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우 유럽 경기 문제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전망이 좋지 않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주가가 고점 대비 20~25% 하락하자 기관 자동 손절매와 ELS 환매 물량까지 나와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뚜렷한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코스피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대형주 외에도 중소형주까지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코스피가 떨어지는 중에도 각각 0.6%, 1.7% 뛰었던 중형주와 소형주는 이달 들어 -3.3%, -3.0%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때문에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3분기 실적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확인될 때까지 지금 추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정책 모멘텀 실종 △기업 실적 부진 등 주가 상승 동력이 사라진 점도 국내 증시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서 전문가들 역시 코스피 향방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지금이 밸류에이션상 더 떨어지기 힘든 바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조정이 끝나려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일단 마무리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 국채 금리 반등, 달러화 강세 제동, 원자재 가격 하락 진정 여부가 우선 확인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는 26일 유로존 금융권의 스트레스테스트,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이 코스피 단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동우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08포인트(0.37%) 떨어진 1918.83을 기록했다. 분위기는 개장 초부터 좋지 않아 장중 한때 1904.77까지 하락하며 1900선이 위협받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기관투자가가 매수하며 하락폭을 줄였지만 1920선을 결국 넘지 못하고 장을 마감했다.
지수가 크게 밀린 것은 유럽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된 가운데 미국 경제지표 부진 소식이 겹치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8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문가 예상치(-0.2%)보다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도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내렸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글로벌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코스피가 싸다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수 주체ㆍ주도주ㆍ상승 동력이 모두 사라져 글로벌 증시가 조금만 출렁거려도 영향을 심하게 받는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수급 측면에서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상반기 내내 매수세를 이어갔던 외국인투자자가 '팔자'로 돌아서면서 주가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동안 3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은 16일에도 211억원을 매도했다. 기관과 개인이 지수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아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차가 이날 3년2개월 만에 17만원 선이 붕괴된 이유도 외국인 매도에 기관 손절매가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우 유럽 경기 문제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 전망이 좋지 않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며 "주가가 고점 대비 20~25% 하락하자 기관 자동 손절매와 ELS 환매 물량까지 나와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뚜렷한 주도주가 없다는 점도 코스피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대형주 외에도 중소형주까지 하락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코스피가 떨어지는 중에도 각각 0.6%, 1.7% 뛰었던 중형주와 소형주는 이달 들어 -3.3%, -3.0%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때문에 기업 실적이 전반적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3분기 실적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확인될 때까지 지금 추세는 계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정책 모멘텀 실종 △기업 실적 부진 등 주가 상승 동력이 사라진 점도 국내 증시 전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서 전문가들 역시 코스피 향방을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락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지금이 밸류에이션상 더 떨어지기 힘든 바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증시 조정이 끝나려면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일단 마무리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 국채 금리 반등, 달러화 강세 제동, 원자재 가격 하락 진정 여부가 우선 확인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는 26일 유로존 금융권의 스트레스테스트, 2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이 코스피 단기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동우 기자 /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