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천400억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폭력조직 덜미
입력 2014-10-16 16:20 
2천400억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폭력조직 덜미

전국 조직폭력배들이 연합해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일명 '신탑'이라 불리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국내에 개설·운영한 혐의(도박장소 개설)로 부천식구파 김모(3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회원을 모아 상습 도박한 혐의(상습도박 등)로 박모(36)씨 등 총판 62명을 불구속입건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트 운영진에는 구속된 김씨를 비롯해 부천식구파, 포항시내파, 충장OB파, 청하위생파, 수원남문파 등 5개 지역 폭력조직원 11명이 가담했습니다.

이들은 2012년 6월 초부터 올해 5월 말까지 2천400억원 규모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도박 금액의 10%를 수수료를 받아 최소 24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본사와 서버를 필리핀에 뒀고 부본사를 서울 강남 등 주택가에 마련, 국내 사이트 총관리 업무를 맡겼습니다.

또 전국에 회원을 모집하는 총판을 점조직 형태로 뒀고 게임머니 충·환전을 담당하는 콜센터를 필리핀·중국·한국에서 운영해왔습니다.

일반 도박 사이트의 경우 배팅할 때마다 수수료를 떼지만, 이 사이트의 경우 배팅 회수와 상관없이 이른바 환전이라 불리는 게임머니 충전 시에만 수수료를 내면 돼 사용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회원 모집은 본사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스팸 문자메시지를 통해 광고를 하거나 총판들이 지인들에게 추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운영진들은 회원들에게서 받은 배팅 수수료 10%를 본사와 총판, 매장으로 이어지는 하위조직에 골고루 나누어 일주일에 한 번씩 배당해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수시로 사이트 이름과 도메인 주소를 바꾸었고, 기존 회원 추천을 통해서만 신규 회원을 모집해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지역 유흥업소나 오락실 등을 근거로 활동하던 조폭들은 최근엔 경기불황과 경찰 단속으로 조직이 와해되자 활동 무대를 이처럼 실리에 따른 조직 간 이합집산이 쉽고 시장이 큰 온라인으로 옮기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필리핀으로 도주한 도박사이트 최고 운영자인 부천식구파 여모(47)씨 등 3명의 뒤를 쫓는 한편 수익금이 조직의 운영자금으로 흘러들어 갔는지 여부 등을 계속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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