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죽지세` 수입차, 신형제네시스 등장에 급제동…왜?
입력 2014-10-16 13:47  | 수정 2014-10-20 17:48

국내 고급차 시장은 아직도 수입차가 지배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외산자동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 인하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외산차들을 놀라게 한 국내 차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신형제네시스'.
'신형제네시스'의 등장은 국내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 파죽지세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수입차들에게 일격을 가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4000만원 이상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차는 모두 4만7119대가 판매돼 32.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4000만 원 이상 승용차 시장에서 국산차 비중은 지난 2010년 51.2%로 수입차보다 높았지만 이후 독일차를 비롯한 수입차 열풍이 본격화되면서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국산차 비중은 2011년 44.5%로 처음 수입차에 밀린 이후 2012년 34.6%, 지난해 28.6% 등으로 급락했다.

현재 국내 판매되는 국산차 가운데 4000만 원 이상 고가 차량은 현대차 제네시스와 에쿠스, 베라크루즈, 기아차 K9, 모하비, 쌍용차 체어맨W, 체어맨H 등이 꼽힌다. 수입차의 경우 1∼8월 전체 판매대수의 74.5%가 4000만 원 이상 고가 차량인 데 비해 국산차의 경우 같은 기간 판매된 차량의 6%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신형제네시스가 지난해 11월 출시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신형제네시스는 올 들어 8월 말까지 모두 2만5543대(구형 404대 포함)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45대에 비해 판매대수가 206%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세대 제네시스가 출시된 이후 1∼8월 판매량으로는 연간 최고치로 연말까지 4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량(1만2147대)을 배 이상 넘어선 수치다. 신형 제네시스 외에도 오는 10월에는 제네시스와 그랜저의 중간급인 현대차 아슬란이 출시돼 4000만 원 이상 국산 고급차 판매 증가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그렇다면 신형제네시스의 인기 비결은 뭘까?
자동차 전문가들은 수입차 못지 않은 디자인과 함께 안정성 그리고 첨단 장비 등을 들었다. 특히 첨단 장비는 전세계인들을 놀라게 할 정도다.
전 세계 네티즌들을 상대로 한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신형제네시스의 기술력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무인차량 호송' 동영상이 바로 그것이다. 이 영상은 지난 6월 25일 올라왔는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조회수가 1000만 뷰를 가뿐히 돌파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공개된 영상은 6명의 운전자가 각 1명씩 탑승한 신형 제네시스를 타고 선두 트럭을 따라 일렬로 출발한다.
그런데 이들 차량이 일정 속도에 이르자 운전자들은 '스마트 크루즈 시스템'을 설정하고 맨 앞차 운전자만 남긴채 뒤에서부터 한명씩 선루프를 통해 탈출한다.
홀로 남겨진 운전자는 안대로 눈을 가리고 곧 있을 정지실험에 대비한다. 곧이어 맨 앞의 트럭이 급정거를하자 트럭을 따르던 6대의 제네시스가 차례로 안전하게 정지하면서 영상은 끝난다.
'스마트 크루즈 시스템'은 운전자가 속도와 거리를 설정하면 자동차가 차량 전방에 위치한 센서로 앞차를 인식, 간격과 속도를 조절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시속 70km이상의 속도로 주행할 때 작동할 수 있으며, 위험이 감지되면 시속 80㎞ 속도에서도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킬 수 있다.
또한 신형제네시스는 미국의 차량 충돌테스트에서 전 항목 만점을 받는 등 안전 성능을 내세워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신형제네시스는 안전성에서 엄격하다는 미국에서 콘크리트벽에 시속 60km 속력으로 부딪히는 충돌테스트를 진행했다.
차량 앞부분은 산산조각 났지만 운전석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 이같은 충돌테스트는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국내에서는 내수와 수출 사양이 달라 국내 모델로 테스트하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식의 루머가 인터넷상에 돌았다.
현대차는 이같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자동차 관련 파워블로거, 자동차 동호회원, 일반인 등 40여명을 모아놓고 국내에서도 행사를 진행했다.
충돌 시험에 쓰일 제네시스를 행사에 참석한 블로거로 하여금 현대차 울산출고센터에서 임의로 직접 골라오게 하는 등 행사 당시 현대차가 보여준 꼼꼼함과 자신감은 업계에서도 상당히 화제가 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를 계기로 대중의 안전 의식이 높아지면서 충돌 사고 발생시 탑승자를 지켜줄 수 있는 자동차 안전성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세월호 참사, 도심 싱크홀 등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과 맞물려 제네시스 충돌 영상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튜브에 올라온 신형제네시스의 첨단 장비 시스템, 그리고 충돌 테스트들이 국내외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런 신뢰가 실제 구매로 연결된 것 같다"며 "특히 독일 유명 명차들도 쉽게 통과하지 못하는 충돌테스트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것은 엄청난 이슈"라고 호평했다.
또 이는 정몽구 회장이 전세계 공장을 돌며 직접 직원들에게 품질 개선을 강조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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