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세지포] "알리바바가 중국 시장 아닌 미국에 상장한 이유는…"
입력 2014-10-16 13:17 
<제15회 세계지식포럼 마지막날인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리우 차오 북경대 광화학원 부학장이 연사로 참석한 "베이징대 MBA 중국 금융 2.0: 그림자금융부터 알리페이까지" 세션이 열리고 있다. >

중국 금융 시장에서 유통되는 자금이 부실 국영기업에 대거 유입되면서 자본 효율성이 크게 떨어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투자가 절실한 알리바바 등 민영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상장하면서 중국의 장기적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리우 차오 북경대 광화학원 부학장은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제15회 세계지식포럼의 연사로 나서 "중국의 민간 기업들이 금융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서 해외 시장에 상장하고 있다"고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차오 부학장은 기업 재무를 중심으로 한 중국 경제 연구 전문가이며 지난 2006년과 지난해 아시아 금융시장에 대한 책을 편낸 바 있다. 그는 최근 중국 기업의 규모는 커졌지만 왜 세계적인 기업의 수는 적은지에 관해 연구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수익성 높은 중국 민간기업들의 해외 상장을 설명하면서 그 원인으로 비효율적인 금융 시장으로 꼽았다.

차오 부학장은 "중국 정부에 따르면 중국에는 약 5000만개 이상의 기업이 존재하지만 이중 10%만이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에 따라 자본을 활용하고 있다"며 "기업공개(IPO)가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승인 없이는 상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실한 국영기업들만이 IPO를 진행하고 있다"며 "알리바바 같은 민간기업은 미국 시장으로 가는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민영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90%를 담당하고, 일자리의 70%를 공급하고 있지만 국영기업 중심의 경제에서 정상적인 자금 공급이 불가능하는 지적이다.
중국 국영기업의 경우, 투자자본순이익률(ROIC)이 0.4~0.6 수준으로 집계됐다. 100원의 자본을 투자했을 때 4~6원 정도의 순수익이 남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영기업은 자금이 유입돼 부채자본비율은 2008년 이후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효율성은 낮지만 투자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차오 부학장은 "규모가 큰 국영회사들이 부도가 나는 것은 사회적 파장이 클 수 있어 정부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면서도 "비효율적인 공영기업보단 민영기업에 자금이 유입돼야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차오 부학장은 이어 차세대 금융 시스템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P2P(Peer to Peer) 금융 ▲위어바오(餘額寶·Yuebao) 등을 소개했다.
P2P 금융은 개인과 개인이 인터넷에서 직접 연결돼 파일을 공유하는 것 개념에 금융을 접목한 것이다.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개인간의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말한다.
차오 부학장은 "중국 P2P 금융의 고객은 개인과 중소기업들"이라며 "연환산 금리가 30%에 달해 매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일 같이 2~3개씩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어바오는 알리바바 그룹이 내놓은 온라인 투자 상품으로, 결제시스템인 즈푸바오(支付寶)에 돈을 충전하고 쇼핑 후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로 이체해 금리를 운용한 이자를 얻는다.
차오 부학장은 이에 대해선 "위어바오를 통해서 6~7%까지 이자를 얻기도 한다"며 "6개월만에 9000만명의 투자자가 모였고 전체 자산규모는 6000억위안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같은 새로운 투자 상품이 초기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공식 금융권에 대적할 수 있을 정도"며 "적정한 계획과 적절한 자원 분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급속한 변화는 안정을 저해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친 우려"라며 "걱정과 통제보다는 한발짝 뒤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사진 = 유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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