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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레이더] 사물인터넷株에 쏠리는 눈
입력 2014-10-15 17:11 
국내 기업 실적은 이미 2010년부터 전차(電車)업종을 제외하고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올해는 전체 실적 중 3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이익까지 떨어지면서 2년 연속 실적 감소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더 큰 고민은 성숙기에 접어든 기존 산업들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산업 발굴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기전자(IT) 업종에서는 '포스트 스마트폰'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때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면서 IT산업 지형도가 발빠르게 바뀌고 있다. 변화를 감지한 구글, 애플, 삼성, 시스코 등 글로벌 업체들은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사물인터넷(IoT)을 선정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 모색에 분주하다. '제4의 혁명'으로 지칭되는 사물인터넷 시장은 2020년이면 전 세계 500억개 기기와 연동되고, 1조9000억달러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업들도 사물인터넷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동력을 상실하는 중이고, 샤오미 등 중국 업체는 이미 저가 제품을 무기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월 'IFA 2014' 화두 역시 스마트폰이 아닌 웨어러블 제품이었다. 삼성전자, 소니, 화웨이 등의 웨어러블 제품은 기존 스마트폰 제품의 옵션이라는 보조적인 영역에서 탈피하여 독자적인 기기(통화ㆍ헬스케어 등)로 탈바꿈하고 있다. 웨어러블뿐만 아니라 스마트 홈 시장 확대 역시 사물인터넷 대중화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물론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구글, 애플, 삼성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플랫폼 사업이다. 그러나 다양한 이종 기기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센서, 부품과 디바이스 등의 경쟁력을 필요로 한다. 응용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며 강력한 밸류체인을 확보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확보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이유다.
글로벌 대기업 등이 주도하는 산업에 국내 중소기업들이 뛰어드는 데는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광범위한 사업 영역만큼 많은 기회가 존재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걸쳐 틈새시장이 있고, 센서와 부품 업종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차세대 먹거리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도 중소기업의 시장 진출을 도울 것이다. 한국은 세계적 IT 인프라스트럭처와 기업을 보유하고 이미 스마트폰에서 성공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 사물인터넷 기업들의 성장을 지켜볼 때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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