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본회의를 열어 10월 기준금리를 연 2.0% 수준으로 내려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2.50%에서 2.25%로 인하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이날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수준은 경기정책을 부양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금리가 낮아져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유동성 안정이라는 것은 통화정책이 무력화되는 단계를 뜻한다. 그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다. 지난 8월 금리인하는 어느 정도 파급효과를 만들었다고 본다. 여수신경로를 보면 기준금리가 인하된 만큼 여수신 금리가 낮아졌다. 이것이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로 연결될 것이다. 수출-내수의 불균형, 대기업-중소기업의 불균형 등 구조적인 변화에 따라 과거보다 미약할 수는 있겠지만, 정책금리 인하 효과는 있을 것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가 우려된다.
지난 8월과 9월에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났다. 이는 LTV-DTI 규제완화에 따른 것이다. 8월과 9월에는 주택금융공사의 정책 모기지론 등 특이요인도 있었다. 그러나 과거처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금융안정은 금리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계 대출의 경우 미시적인 건정성 정책이 같이 가야 한다. 감독 당국의 정책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1%대로 하락했다. 저물가에 대한 한은의 판단에 변화가 있나.
-이달의 근원 인플레율이 1%로 낮아진 것은 전년 동월의 특이요인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유제품을 중심으로 공산품 가격이 크게 올랐는데, 그에 따른 영향이 작용한 것이다. 앞으로는 근원 인플레율이 2%대의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외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에 대한 입장은.
- 내외금리차, 환율 변동분을 고려한 기대수익률에 따라 자본흐름이 결정된다. 내외금리차가 줄어들고, 환율이 절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자본 유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자본 유출 시기를 밝히는 것은 무리다. 국제시장의 변동과 자금의 유출을 면밀히 지켜보겠다.
▲우리나라가 일본식 장기 불황에 빠질 가능성은.
-일본의 장기불황은 디플레와 장기 저성장에 따른 것이다. 디플레이션은 공급적인 요인이 컸는데, 우리나라가 그 단계로 갈 가능성은 적다. 일본은 고령화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성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는 등의 방안 마련으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잘 대처하면 일본의 경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구조조정' 필요성 언급하고 금리를 인하했다. 시장과의 소통 실패라는 의견에 대한 견해는.
내수부진은 경기순환적 요인도 있지만, 구조적 요인이 더 크다. 구조개혁 없이 성장잠재력을 배양할 수 없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구조조정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원론적인 차원에서였다. 노력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시그널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금리정책만 들면 내수가 상당 회복될 것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의 한계를 지적하고 싶었다. 이번 결정은 성장 모멘텀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지금의 2.0%가 적정금리 수준이라고 보나.
적정금리와 하한금리는 측정방법에 따라서 다양한 숫자가 나온다. 두 차례 인하한 수준은 경기정책을 부양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금리인하를 하면서도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금리 인하가 실물에 미치는 효과는 기다려 봐야 한다. 이론적으로도 빨라야 6개월, 2년에 걸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와 성장률 하향 조정을 결부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매경닷컴 정인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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