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수리되는 전기회로 개발

국내 연구진이 레이저를 이용해 끊어진 전기회로를 복원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박정기 KAIST 생명화학과 교수와 같은과 김희탁 교수, 이승우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원 교수 공동 연구진은 끊어진 전기회로에 레이저를 쪼여주면 단락된 부분이 원래 상태로 다시 붙어 전기가 통하게 되는 '빛을 이용한 자기회복 전기회로'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진은 빛을 쏘아주는 방향과 나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고분자 물질을 필름에 코팅했다. 그 위에 전기가 잘 통하는 얇은 은 막대기를 코팅해 휘어지는 전기회로를 만들었다. 이 전기회로에 균열을 만든 뒤 레이저를 쏘아주자 고분자 물질과 은 막대기가 빛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며 끊어진 부분이 복원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발표용 레이저포인터를 2분 정도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끊어진 부위를 처음처럼 완벽하게 수리할 수 있다. 휘고 접고 비틀어도 작동되는 기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플렉시블 전자기기나 웨어러블 컴퓨터는 물론 움직임이 많은 인간형 로봇의 전선에 적용해 단락 시 곧바로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정기 교수는 "잘 휘어지는 전자기기의 단락문제를 해결해 전자기기 사용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레이저를 쏘아주면 끊어진 전기전도도가 회복되는 만큼 휘어지는 전자기기의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권위지로 꼽히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지난달 16일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