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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활’ 건 삼성‧LG, 동시에 웃을 수 있다
입력 2014-10-15 10:37 
지난달 18일 연습경기에 앞서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이 반갑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 삼성 라이온즈가 LG 트윈스와 같은 신세다. 둘 다 쫓긴다. 올 시즌 막판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
삼성과 LG가 15일 대구구장서 사활을 걸고 격돌한다. 말 그대로 빅뱅이다. 삼성은 전무후무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해야 하고, LG는 기적의 4강 신화를 써야 한다. 나란히 2경기를 남긴 삼성은 1승이 필요하고, LG는 2승을 해야 자력 진출이다.
매직넘버 1승을 남겨뒀던 삼성이 또 졌다. 지난 14일 창원 마산구장서 삼성의 표정은 어두웠고, 바로 옆 부산서 넥센은 대기록 풍년에 마냥 웃었다. 삼성은 넥센에 불과 1.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삼성의 자력 우승을 위해 남은 기회는 2경기뿐이다. 지난해에도 최종전을 남기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올해는 빠를 것 같았다. 인천아시안게임 전후로 여유가 넘쳤다. 그런데 시즌 막판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지며 마지막 퍼즐 하나를 찾지 못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우승 축배를 안방서 들지 못했다. 2011년과 2012년은 잠실, 지난해에는 사직에서 우승 감격을 누렸다. 올 시즌에도 홈 우승은 힘들어 보였다. 류 감독도 원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4경기를 남겨둔 상황서 홈경기까지 기다리라고? 그건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친 뒤 빨리 우승을 결정짓고 싶은데…”라고 답답해 했다.
불안은 현실이 됐다. 삼성은 13일 대전 한화전 대승을 거뒀으나 넥센이 함께 웃었고, 14일 마산 NC전서 지면서 기회를 대구 안방으로 넘겼다. 홈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기회를 드디어 잡은 것. 류 감독이 부임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안방 축제를 벌일 수 있는 판이 깔렸는데 기분은 찝찝하다.
문제는 상대가 독기 가득한 LG라는 것. 2경기를 남겨둔 LG는 삼성전에 이어 17일 사직 롯데전을 갖는다. LG는 최하위에서 4위까지 치고 올라오며 기적을 꿈꾸고 있다. 마지막 단추 2개만 채우면 되는 상황. 삼성으로서는 LG가 껄끄럽다. 최근 LG전 4연패를 당하는 등 8승7패로 대등한 전적을 냈다. 사실 삼성이 막판까지 우승 진땀을 흘리게 된 것도 LG전 4연패가 가장 큰 원흉이었다.

LG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양상문 LG 감독이 류 감독에게 우리 경기 전까지 우승을 확정지어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일이 꼬였다. 마지막 2경기를 남기고 삼성과 총력전으로 맞붙게 될 줄은 상상 못했던 시나리오다.
LG는 최근 무서운 기세로 1.5경기차 따라붙은 SK에 쫓기고 있다. LG가 1승1패 SK가 2승1패를 하더라도 LG가 4위를 확정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긴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SK의 성적에 관계없이 삼성부터 잡아야 기적의 마지막 퍼즐을 찾을 수 있다.
얄궂게도 같은 시간 부산에서는 넥센이 롯데를 만나고, 잠실에서는 SK가 두산을 상대한다. 넥센과 SK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과 4위가 동시에 확정될 수도 있다. 삼성이 져도 넥센이 질 경우, LG가 이기고 SK가 질 경우에 두 팀 모두 축배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삼성과 LG가 동시에 웃기 위해 짜고 칠 순 없다. 류 감독은 마지막까지 자력 우승을 노리고, 양 감독은 마지막까지 기적을 꿈꾸고 있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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