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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숫자 보다 더 값진 50홈런 의미
입력 2014-10-15 08:52  | 수정 2014-10-15 08:54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강윤지 기자]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28)가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이승엽 이후 대가 끊긴 '홈런왕 계보'는 박병호가 확실하게 이어 받았다.
최근 박병호의 부진으로 고민이 깊었던 염경엽 감독도 이제 두 다리를 쭉 뻗고 잘 수 있게 됐다.
박병호는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서 5회초 투런 홈런을 작렬, 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어 8회에도 솔로 홈런을 쳐내며 시즌 50·51호 홈런을 연타석 홈런으로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박병호는 이날 홈런으로 프로야구 사상 50홈런을 달성한 세 번째 선수(이승엽 2회, 심정수)로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의 홈런은 최근 부진을 씻어낸 홈런이라는 데서 더욱 큰 의의를 가진다. 박병호는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14일 경기 전까지 10월에 치른 7경기서 타율 1할3리(29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 지난 11일 문학 SK전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부진에서 벗어나는가 싶더니 13일 광주 KIA전서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는 등 부진은 꽤 길어졌다. 그러나 14일 연타석포를 터뜨리며 생각보다 길어진 부진에서 빠져나온 모습이다.
박병호는 또 약했던 롯데전 및 사직구장에서의 저조한 성적을 극복해냈다. 박병호는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타율 2할8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2홈런, 6타점으로 8개 구단 상대 중 가장 좋지 않았다. 사직구장에서는 1할7푼4리에 1홈런을 기록하며 가장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서 무려 5타점을 추가하며 에릭 테임즈(NC)와 함께 타점 공동선두에까지 나섰다.
박병호는 경기 후 그동안 사직구장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연습 때부터 마음을 비우고 그 전 좋지 않았던 성적들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고 마인드 컨트롤의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또 50홈런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는데 이제 속이 시원하다”며 밝은 표정으로 웃었다.
50홈런 고지에 오른 박병호의 잔여 경기 마지막 목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 홈런보다는 타점을 가치 있게 생각하지만 기록을 의식할수록 경기는 더욱 꼬인다는 것을 알기에 마음을 비우고 팀이 이기는 것에 신경 쓰겠다는 마음이다.
‘득도(得道)하며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박병호. 정규 시즌 남은 경기,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또 어떠한 플레이로 많은 팬들을 들썩이게 만들지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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