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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시마` 美허가 예상해 美 제약사가 투자한 것
입력 2014-10-13 17:45  | 수정 2014-10-13 19:29
■ 셀트리온 김형기 수석부사장 인터뷰
"국내 제약회사에 대한 다국적 제약회사의 대규모 투자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번 투자로 해외시장에서 셀트리온 제품 판매에 탄력이 붙고 재무 사정도 개선될 것입니다."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사진)은 13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지난달 30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발행한 전환사채(CB) 2억달러(2138억원)어치를 미국 제약사 호스피라가 전량 인수한 데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번 투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한 호스피라 측의 지분투자 전초 단계로 시장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호스피라는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전환권을 행사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취득하면서 주요 주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호스피라는 북미와 서유럽에 탄탄한 판매망을 기반으로 한 제약사로 복제약 판매 규모만 전 세계 7위다.
김 수석부사장은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의 미국 판매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지난주 FDA에서 제출 서류에 결격 사항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FDA는 내년 6월까지 램시마 판매 허가 여부를 결론짓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며 "호스피라의 이번 투자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램시마 판매가 가능하다는 전략적 판단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램시마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로 미국 제약회사인 얀센이 개발한 레미케이드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이다. 복제약은 효과는 비슷한데 가격이 오리지널 약품에 비해 크게 낮은 게 강점이다. 이번 투자 유치는 시장의 관심사였던 셀트리온 자금 사정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보유 중인 램시마 재고 물량은 올해 상반기 말 현재 7000억원을 조금 밑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절반은 판매 계약이 체결됐지만 나머지 물량 판매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 부사장은 "미국의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은 연 12조원 규모인데 이 중 레미케이드 판매 규모가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미국에서 2017년까지 남아 있는 레미케이드 특허를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도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빨리 호스피라의 미국 판매망을 통해 램시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램시마 재고 판매는 램시마 제조회사인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셀트리온에서 램시마를 제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일단 셀트리온에서 램시마를 구매한 뒤 다시 국내외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는 식으로 매출 구조가 짜여 있기 때문이다. 재고 물량이 쌓여만 있으면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는 현금 확보가 쉽지 않아 셀트리온에 램시마 구매대금을 현금 대신 매출채권으로 치를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의 매출채권 보유 규모는 작년 말 2713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4411억원으로 늘었다. 김 부사장은 "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매출채권 만기 상환을 하지 못한 사례는 이제까지 단 한 차례도 없다"며 "호스피라를 주요 주주로 확보하게 된 만큼 램시마 판매에 속도가 붙고 셀트리온의 현금 유입 규모도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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