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나 고령자도 삼성.LG전자의 가전제품 이용이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장애인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가전제품 여닫음 장치 기준'을 국제표준으로 삼을 것을 정부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데 대해 ISO가 승인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13일 ISO가 우리 측이 제안한 '가전제품 여닫음 장치의 접근성에 관한 기준'을 새로운 국제표준으로 승인키로 했다고 밝혔다.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비장애인처럼 가전제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준을 국제적으로 협의해 만들기로 했다는 의미다.
가전제품 여닫음 장치 기준은 한국 중견.중소 가전업체가 함께 참여해 개발해 왔으며 국표원은 이를 11월 고시하기에 앞서 국제표준으로 삼을 것을 ISO에 제안했다. ISO는 한국 측의 요청을 받아들인 데 이어 향후 우리나라의 주도로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전문가들과 모여 국제표준을 수정.개발해나갈 계획이다.
다음달 고시되는 국제표준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동양매직, 코웨이, 쿠쿠전자, 리홈쿠첸, 오쿠 등 10개사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참여했다. 표준안은 2008년 시행된 장애인 차별금지밥을 기반으로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가전제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장애인.고령자 전용 제품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1년 기준으로 592억달러에 달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가전제품 접근성에 관한 제도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이 이처럼 장애인.고령자의 가전제품 접근성을 높이는 기준을 주도하는 건 향후 통상협정에서 무역기술장벽으로 제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미국은 정부조달을 통한 제품을 판매할 때 붙박이 가전제품에 대해 '장애복지법'을 준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고, 일본도 '가전제품 접근성'에 관한 33종의 국가표준을 제정하고 업계와 협력해오고 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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