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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귀환’ 하승진, KCC ‘우승본색’ 시동
입력 2014-10-12 17:58  | 수정 2014-10-12 18:01
전주 KCC 하승진이 창원 LG 김종규와 리바운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KBL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골밑은 하승진(전주 KCC) 세상이었다. 이란의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막아냈던 김종규(창원 LG)도 손을 쓰지 못한 엄청난 괴력을 쏟아냈다.
2년간의 공백이 무색했다. 하승진은 15kg을 감량했다. 국가대표 차출도 고사하고 몸을 만들었다. 우려는 기우였다. 얼마나 시즌 준비를 잘했는지 보여준 개막 2연전이었다.
하승진은 1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LG와 개막 2연전에 선발 출전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경기 초반 크리스 매시와의 몸싸움에서 밀려 나오기도 했으나 이후 골밑을 지배했다. 매시에 이어 김종규도 수비로 나섰으나 머리 위로 공을 걷어냈다. 훅슛도 자유자재. 전반에만 9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승진 효과도 컸다. KCC의 외곽에 찬스가 열렸다. 신인 김지후가 전반에만 3점슛 4개를 폭발시키며 41-26, 15점차로 전반을 앞섰다. LG는 골밑 공격 대신 외곽을 택했지만, 8개 가운데 7개가 림을 빗나갔다.
후반 들어 LG가 하승진 해법을 들고 나왔다. 하승진의 공격을 막긴 역부족이었지만, 수비를 역이용했다. 김종규가 하승진을 밖으로 유도해 연거푸 외곽슛으로 돌파구를 열었다. 문태종과 김영환의 3점슛도 터졌다. 스피드를 살린 LG는 데이본 제퍼슨의 득점력을 앞세워 3쿼터를 55-59로 따라붙었다.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마지막 4쿼터. 하승진은 제퍼슨을 상대로 1대1 포스트업으로 가볍게 득점을 올렸다. 이후 LG의 추격이 거셌다. 문태종과 제퍼슨이 공격을 주도한 LG는 64-64 동점을 만들었다.

하승진은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도 보였다. 타일러 윌커슨이 공을 가로챈 뒤 하승진의 앞쪽으로 속공 패스를 했다. 하승진의 스피드로 잡을 수 없는 상황. 그러나 하승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져 엔드라인 밖 광고판까지 밀려 넘어졌다.
KCC는 윌커슨의 화려한 돌파와 정민수의 쐐기 3점포로 LG의 추격을 따돌리고 84-79로 이겼다. 끝까지 코트를 지킨 하승진의 존재감은 우승후보 LG를 무너뜨리고 시즌 첫 승을 거둔 힘이었다. 하승진은 이날 15점 9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했다.
허재 KCC 감독도 하승진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연습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어차피 경기를 뛰면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스타일”이라며 체력적인 면에서 70점은 주고 싶다”고 했다. 개막전을 마친 하승진의 자평 점수는 KCC의 팀 득점인 59점이었다.
하승진은 아직 100%의 몸이 아니다. 이틀 연속 약 30분을 뛰었다.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김태술과의 호흡도 맞춰가는 과정이다. 이날 김태술과 하승진은 경기 중에도 끊임없이 대화를 통해 호흡의 간격을 좁혀갔다. 하승진 효과가 나타난 KCC가 서서히 우승 본색을 드러냈다.
한편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가 대학 후배 이상민 감독의 서울 삼성을 93-78로 이기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개막 2연패를 당하며 이상민 감독의 데뷔 첫 승도 미뤄졌다. 원주종합체육관에서는 고양 오리온스가 원주 동부를 66-54로 잡고 개막 2연승을 챙겼다. 동부는 1승1패.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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