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인근의 대형 전시장인 국가회의센터.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전시회가 열렸다. '제3회 베이징 야오라이 호화사치 브랜드 문화박람회'가 그것이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 수준의 럭셔리 브랜드를 모아놓고 전시하는 행사다.
박람회장 입구부터 눈을 호사스럽게 하는 각종 럭셔리 제품이 즐비하다. 대당 가격이 한국 돈으로 10억원을 넘는 초대형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비롯해 고급차의 대명사인 벤틀리, 정통 스포츠카 람보르기니가 각각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최고급 보석 브랜드로 유명한 네덜란드 로열아셔도 한 켠을 차지했다. 세계 왕실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이 회사는 엘레자베스2세 여왕의 왕관을 제작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프리카의 별'이라는 이름이 붙은 초대형 다이아몬드 반지가 이 곳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밖에도 일반 제품과는 차별화되는 명품 브랜드의 시계와 장신구, 의류, 와인, 전자제품, 캠핑카 등 70여 럭셔리 브랜드가 중국 부자들의 지갑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에는 이 같은 럭셔리 박람회가 한 해 50개 정도 열리지만 이번 야오라이 박람회가 규모 면에서 최대를 자랑한다.
홍콩 증시 상장기업으로 럭셔리 브랜드 전문 판매회사로는 중국 최대인 홍콩 야오라이그룹이 주최하기 때문이다. 야오라이그룹은 30여개에 달하는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팔아 지난해 55억위안(96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최대 명품 판매사다. 지난해 이 회사에서 판매한 벤틀리 승용차 대수만 500대에 달할 정도다. 야오라이의 이런 성과는 1억위안(174억원) 이상의 개인 자산을 보유한 VVIP 회원을 2만 명 이상 보유하고 있는 덕분이다.
이번 박람회에는 중국내 주요 럭셔리 박람회로는 처음으로 한국 업체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선두 주자는 역시 의료보건분야였다. 차병원그룹이 안티에이징센터를 운영하는 '차움' 브랜드로 중국 부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베이징시 차오양구에 안티에이징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차병원은 그 전 단계로 중국 부자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연간 1억원의 회비를 내면 개인의 건강에 대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방식이다. 양민혜 차병원그룹 글로벌마케팅실 직원은 "건강에 대한 기본적인 검진이 끝나면 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등 10명으로 구성된 팀이 개인별 맞춤형 '안티 에이징' 처방을 한다"며 "중국 부자들은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연 나노기술을 활용한 건강식품을 생산하는 에이펙셀도 눈길을 끌었다. 에이펙셀이 이날 전시한 건강식품 '키토산 프리미엄'은 한 세트에 60만위안(약 1억원)에 팔리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홍콩 업체와 제휴해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크린 골프 업체인 한국의 G스토리는 가장 넓은 면적의 전시공간을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스크린 골프를 주로 개인들이 구매한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스크린을 이용해 영화와 전자오락, 가라오케 기능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관람객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이상운 G스토리 대표는 "스크린 골프가 한국에서는 체인점을 통해 사업화됐지만 중국에서는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중국에서 새로운 개념의 스크린 골프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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