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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IFF결산①] 화려함 덜었지만 ‘잡음’은 피할 수 없었다
입력 2014-10-11 15:33 
[MBN스타 손진아 기자]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흘 간의 축제의 막을 내렸다. 올해는 전회에 비해 화려함은 덜어내고 단단해졌지만 잡음은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일 개막식으로 축제의 포문을 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11일 오후 6시 열리는 폐막식으로 영화제를 마무리한다.

◇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더 많은 작품 알리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영화의 작품 발굴과 다양한 한국영화의 발견을 위한 차별화를 시도, 다양한 작품을 전세계에 알리는데 힘썼다.

부산영화제는 매년 아시아영화의 새로운 재능과 작품을 발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권에서도 비교적 덜 알려진, 또는 영화산업이 열악한 지역의 놀라운 작품과 작가를 대거 발굴하며 여타 영화제와는 차별화를 두었다.

또한 다양한 한국영화의 발견에도 기울였다.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부터 미국 배급을 염두에 둔 애니메이션 ‘올 모스트 히어로까지, 강풀의 웹툰을 바탕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타이밍 등 다양한 한국영화를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아시아필름마켓은 역시 더욱 활성화됐다. 세일즈부스 참가회사가 대폭 증가했으며, 글로벌공동제작을 위한 아시아 스타캐스팅 포럼을 신규 개최한 것. 또 역대 한국영화 중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던 한국영화 10편의 제작자가 한 자리에 모두 모여 한국영화 제작의 현실과 전망을 논하는 ‘천만제작자포럼을 개최했다.

그동안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던 레드카펫 행사는 좀 더 성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초청작 중심의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았으며, 여배우들의 노출은 은근해졌다. 화려함보다는 노출을 줄인 예우를 갖추며 깔끔한 행사를 완성시켰다.


◇ 스태프는 진행미숙, 자원봉사자는 어리바리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를 즐기는 전세계인들이 방문하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태프들의 원활한 통제와 진행은 필수다. 하지만 이는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 행사에서부터 삐걱거렸다. 스태프들의 미숙한 진행은 물론 전야제를 취재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취재진들을 홀대하고 부산 매체들만 챙기기에 바빴던 것이다.

스태프들의 미숙한 진행은 영화제 내내 이어졌다. 꿰뚫고 있어야할 한국 감독과 배우부터 외국 감독, 외국 배우 등의 이름을 제대로 몰라 스태프가 당황, 관객도 덩달아 당황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심지어 수많은 관객들을 안내해줄 스태프들이 행사장의 위치를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황당한 상황도 벌어졌다.

자원봉사자들 역시 어리바리한 행동을 하기 일쑤였다. 방문객이 궁금한 점을 물어봤을 때 그 자리에서 즉각 해결이 되지 않을뿐더러 관계자를 데려오겠다”며 시간을 끌고 답답하게 행동하는 게 다반사였던 것. 바쁘게 움직이는 영화제의 일꾼으로 활약해야 하는 자워봉사자들은 길을 묻거나, 도움을 요청하러 다가가는 방문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다가오면 당황부터 하는 상황을 종종 경험할 수 있었다.

스태프의 미숙한 행사 진행과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듯한 자원봉사자들의 어리바리한 행동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 화제의 ‘다이빙벨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화제에 오른 건 ‘다이빙벨이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주목 받았던 다이빙벨 투입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려는 과정을 담은 ‘다이빙벨은 개막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소식이 알려지면서 세월호 희생자 유족 측은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다이빙벨 상영 철회를 요청했고, 서병수 부산시장은 공개적으로 ‘다이빙벨 상여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정지영 감독, 민병훈 감독, 박정범 감독, 조원희 감독, 백재호 감독, 배우 김태희, 배우 이화, 배우 김은주, 영화 평론가, 시민연대 관계자 등은 지난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비프힐 앞에서 영화인 1123인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고, 자리에 모인 영화인들은 우리는 끝까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여전히 요구하고 있는 가족들에게 우리는 끝까지 든든한 벗이 되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이후 세간의 관심은 ‘다이빙벨에 더욱 쏠렸다.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논란이 이어졌던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를 상영할 경우 부산국제영화제 국고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강하게 나왔다. 문화부와 영화제 간에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된 상황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예정대로 ‘다이빙벨의 상영을 진행한다. 19회를 이어오는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는 외압에 의해 상영을 취소한 사례가 없다. 이는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키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함이었다”며 상영 진행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결국 상영금지 외압을 딛고 ‘다이빙벨은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에서 시사회 및 GV(관객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다이빙벨 시사회장에는 수많은 국내외 취재진과 관객들이 몰렸고, 영화를 본 일부 관객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다이빙벨 GV에 참석한 이상호 기자는 팽목항에 가서야 진실이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진실이 묻히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자료를 확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다이빙벨과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았다”며 우린 단 한 사람의 생존자도 살리지 못한 죄인이다. 이 영화를 시작으로 세월호의 아픔과 진실, 치유를 담은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문화부가 국고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통보하며 압박한 상황에서 영화제 측은 ‘다이빙벨 상영 고수를 유지했다. 과연 다음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지원을 중단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문제다.

◇ 작은 잡음까지도 보완해야

올해는 더욱 많은 관객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총 22만6473명(11일 오전 기준)을 동원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린 이래 최다 관객 수를 돌파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에 좀 더 집중하고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더욱 단단히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고, 그 결과 전회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영화제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면에 생긴 잡음들은 아쉬움이 남았다. 초청 게스트, 영화도 중요하지만 스태프의 행사 진행 미숙과 어리바리하기만 한 자원봉사자들의 행동은 또 다른 주인공인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보장받지 못했다.

스태프와 자원봉사자의 원활한 통제와 진행은 행사 진행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되짚고 가야할 부분이다. 또한 관객을 많이 끌어 모으는데는 성공했지만 화제성으로 봤을 때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관객은 모았지만 영화제와 관객이 얼마만큼 소통했냐는 분명 따져봐야 한다. 단단해졌지만 그 속에 생긴 잡음과 아쉬움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인 20살을 맞는 부산국제영화제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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