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배당·가치주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멈칫`
입력 2014-10-08 17:23  | 수정 2014-10-08 19:49
올해 들어 5조원에 달하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으며 펀드시장의 대표주자로 각광받던 배당주펀드와 가치주펀드 수익률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가치주와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상승세를 지속하던 편입종목들이 급등에 따른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대상종목에 배당 관련 종목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수익률 하락의 한 요인이 됐다.
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4개 가치주펀드의 지난달 평균 수익률은 -1.69%로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65개 배당주펀드의 평균 수익률도 지난달 -1.87%로 4월 이후 5개월 만에 손실을 기록했다.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는 박스권 장세와 저금리가 맞물리면서 지난 9월 한 달간 각각 8163억원과 6601억원의 자금이 몰렸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때 80조원을 넘보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50조원대로 떨어진 지 오래지만,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에는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된 것. 이 덕분에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 설정액은 15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로 투자자들이 수익률 0.1%에도 민감해지면서 배당수익률을 깔고 가는 고배당주와 기업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의 매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기업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배당주와 가치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펀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보여준 높은 수익률이다.

가치주펀드는 올해 들어 5%의 수익을 냈으며 2년과 3년 누적 수익률이 각각 18.99%와 49.33%에 달한다. 배당주 펀드 역시 올해 들어 7.66%, 2년ㆍ3년 수익률은 19.14%와 39.44%다.
전문가들은 가치주ㆍ배당주 펀드가 보여준 높은 수익률 때문에 자금이 쏠리면서 몸집이 커진 펀드들이 신규 편입종목을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그동안 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으로 지난달 수익률이 꺾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배당주펀드의 경우 정부정책 효과 등으로 7~8월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 편입종목 주가가 급등해 9월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치주와 배당주 펀드로 대표되는 투자트렌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눈높이를 조금 낮춘다면 여전히 좋은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가치주와 배당주펀드로 명성이 높은 운용사들이 오랜 기간 관련 펀드를 운용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편입종목을 다변화해가며 수익률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후정 애널리스트는 "정부정책 방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연말 배당시즌도 다가오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배당주펀드 가운데 하나인 '베어링고배당펀드'를 운용하는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자산운용 총괄상무는 "배당주 펀드 투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구간에 진입해 수익률이 다소 하락했지만, 반대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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