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0월 06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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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유상증자시장은 그야말로 '풍년'이었다. BS금융지주, 한진중공업, JB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동국제강 등 기업들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면서 증권사들은 여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6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 분석결과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3분기 유상증자 주간 규모는 총 1조463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8043억원)보다 82%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3분기(1881억원)보다는 무려 678%나 증가했다.
3분기 기업공개(IPO)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유상증자 주간 여부가 주식자본시장(ECM) 리그테이블 순위를 가르는 현상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이어졌다. IPO보다 유상증자의 공모 규모가 커 유상증자를 주간하면 당장 ECM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차지하기 수월한 데다 수수료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ECM 전체 주간 1·2위를 가른 것도 다름 아닌 BS금융지주 유상증자였다.
대출이나 회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힘든 회사나 인수·합병(M&A)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잡은 증권사가 유상증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이 대표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분기 유상증자 주간을 단 한 건도 하지 못했지만 3분기 5146억원 규모 BS금융지주 유상증자 한 건을 주간하며 단숨에 유상증자 부문 1위를 꿰찼다. 경남은행 인수 자금이 필요한 BS금융지주가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해 물밑 작업을 벌인 결과 큰 결실을 맺은 것이다. 당시 BS금융지주의 유상증자 딜을 따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극에 달했는데, 국내 한 증권사는 10bp의 수수료만 받고 일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메리츠금융지주(1663억원)와 에이케이홀딩스(747억원) 유상증자 두 건 만으로 유상증자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사세 확장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91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한진중공업 딜을 홀로 주간한 KDB대우증권은 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광주은행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1698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 JB금융지주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49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동국제강 딜을 잡은 증권사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JB금융지주 유상증자 대표주간을 맡고 동국제강 유상증자 공동대표주간을 맡은 KB투자증권은 4위에, JB금융지주 유상증자 공동주간을 맡고 동국제강 유상증자 공동대표주간을 맡은 현대증권은 5위로 뒤를 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운 건설·해운업체들과 M&A 자금이 필요하거나 사세 확장을 꾀하는 기업들이 다양한 목적으로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여 4분기에도 유상증자를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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