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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수비수’ 슈틸리케, 기초공사는 ‘뒷문’부터
입력 2014-10-07 19:33 
슈틸리케 감독이 7일 파주NFC에서 가진 첫 훈련에서 수비수들을 불러 조직력 강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파주)=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파주) 이상철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첫 공식 훈련부터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출신 명수비수답게 수비부터 손을 봤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이 7일 오후 5시20분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소집 후 첫 훈련을 실시했다. 가벼운 발목 부상이 있는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제외한 22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오후 7시가 넘어 마쳤으니 1시간40여분 가량 소화했다.
지난 주말 경기를 뛰고서 장거리 비행으로 온 선수들의 피로를 고려해 회복 훈련에 중점을 뒀다. 공격수와 미드필더 선수들은 러닝과 스트레칭, 패스 훈련, 볼 뺏기 게임, 족구 게임 등으로 첫 훈련을 마쳤다.
그러나 수비만은 예외였다. 8명의 수비수를 따로 불러 조직 훈련을 실시했다. 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차두리(서울), 홍철(수원)이 A조를, 김주영(서울), 김기희(전북), 이용(울산), 김민우(사간 도스)가 B조를 이뤘다.
왼쪽(파란색), 중앙(노란색), 오른쪽(빨간색)에 콘을 세워두고, 슈틸리케 감독이 부르는 ‘색깔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했다.
이 훈련은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준비하고 지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발로 거리를 재면서 콘을 세우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단순히 4명씩 호흡 맞춰 뛰지만은 않았다. 공격 3개 조를 둬 ‘4대4 시뮬레이션 훈련이 이어졌다. 쉴 새 없이 펼쳐진 훈련이었다.

첫 훈련의 마무리도 수비 훈련이었다. 코너킥 시 수비수의 위치를 지정하면서 훈련을 했다. 어디에 서고 누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반복적으로 훈련해 손발을 맞췄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통역을 대동하며 세세하게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현역 시절 유럽을 평정한 수비수였다. ‘베켄바우어의 후계자로 불린 그는 묀헨글라드바흐(독일)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면서 분데스리가 우승 3회, 프리메라리가 우승 3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준우승 1회, UEFA컵 우승 2회 등을 이끌었다. 명수비수로서 수비 재건부터 힘을 쏟았다. A대표팀이 강해지기 위해 단단한 수비가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신태용 코치는 감독님께서 첫 훈련부터 수비를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신다. 조직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펼쳤다”라며 선수들에게 ‘편하고 즐겁게 하라고 하시면서 ‘집중력을 가지라고 주문하시더라”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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