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당초 올해 안에 매각키로 했던 서울의료원 용지를 내년에 매각키로 했다.
내년에 완료되는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종합발전계획' 연구용역 결과와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갑작스런 매각작업 중단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료원 용지 매각을 준비하다가 최근 회의에서 영동권 마이스(MICE) 계획과 연계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연내 매각을 추진했던 서울의료원 용지는 전체 3만1543㎡의 70%인 2만2650㎡로 서울시는 올해 예산에 용지 매각 대금 수입 3000억원을 이미 잡아놓은 상태다.
게다가 지난달 서울시는 서울의료원 용지 용도지역 상향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 절차에 들어가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감정평가 수수료 예산이 시의회에서 삭감돼 매각을 중단했다는 얘기도 있지만 서울시는 부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감정평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다른 예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감정평가 예산 5억8000만원이 없어 매각을 중단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땅값 상승을 기대하고 서울시가 매각 작업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서울의료원 용지 전체 공시지가는 2450억원이지만 현대차가 인근 한국전력 용지를 감정가의 3배 이상인 10조5500억원에 사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공시지가의 2~3배 수준으로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현대차가 용지 대금을 한전에 모두 납부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서울시와 사전협상에 들어가는 등 개발이 가시화되면 서울의료원 용지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는데 서울시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매각시기를 늦추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의료원 용지는 지금 가장 비싸게 팔 수 있는 시기"라며 "한전부지 개발과 연계해서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울의료원 용지를 그냥 팔아버리면 전체 그림이 흐트러질 수 있어 매각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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