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시중은행 미국 국채 보유규모 사상최대…미국 경제회복세 못 믿겠다?
입력 2014-10-07 13:04 

미국 은행들이 미국 국채를 기록적인 수준으로 쓸어담고 있다.
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 따르면 미국 시중은행들이 지난 한달간 540억 달러어치의 미국 국공채를 사들여 지난달말 현재 보유 국공채액이 사상최고치인 1조9,9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뱅크오브어메리카(BOA), 씨티 등 미국 은행들은 지난 9월말까지 12개월 연속 국공채를 순매입했다. 올들어 사들인 국공채 규모가 1,800억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올들어 은행권으로 유입되고 있는 예금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액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고 때문에 남아도는 여유현금을 대거 미국 국공채 매입에 쏟아부은 결과다. 대출담당 직원들이 미국경제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계.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안전자산인 국채에 돈을 묻어두고 있다는 얘기다. 올들어 S&P500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사상최대 수준으로 늘어나고 기업 부채비율도 24년래 최저치를 찍는 한편 고용시장.제조업 체감경기가 개선되는 등 2분기 이후 미국경제가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행들은 여전히 경기 회복세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때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가장 안전한 자산인 미국 국채를 사들인다.
노무라홀딩스의 조지 곤캘브스 금리전략 헤드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부진으로) 대출수요가 줄어들면서 어떤식으로든 현금을 굴려야하는 은행들이 국채매입을 늘릴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 감독당국이 안전자산 보유를 늘리도록 규정을 강화한 것도 미국 시중은행들의 국공채 수요 증가를 부추겼다.
하지만 일부 월가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상황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매튜 버넬 선임은행애널리스트는 "내년에 미국 성장세가 빨라지면서 은행들이 보유현금을 국채투자에서 대출확대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2.1%에 그친뒤 내년에는 3%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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