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셀트리온, 美제약사서 2000억 투자유치
입력 2014-10-06 17:18  | 수정 2014-10-06 19:30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셀트리온 바이오복제약 '램시마' 판매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이하 헬스케어)가 미국 제약회사에서 200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 작년 상반기부터 추진해 온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 경영권 매각 작업이 난항을 겪자 방향을 튼 셈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회사인 호스피라는 지난달 30일 헬스케어가 발행한 전환사채(CB) 2억달러(약 2138억원)어치를 인수했다.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생산한 램시마를 구매한 뒤 다시 국내외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는 식으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호스피라가 헬스케어에 지분 투자를 하기 위한 전초 단계"라고 설명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호스피라는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특허가 만료된 항암 주사제 200여 종 등을 복제해 팔고 있는 세계 최대 주사제 복제약 전문 기업이다. 이번 지분 투자로 헬스케어는 호스피라와 공동으로 보유 중이던 북미 지역 내 램시마 독점 판매권을 호스피라 측에 넘겼다.
따라서 이번 투자는 셀트리온 자금 사정이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램시마가 그간 유럽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헬스케어가 보유 중인 램시마 재고 물량은 작년 말 현재 9316억원에 이른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약품인 레미케이드 특허 기간이 남아 있는 데다 기존 유럽 제약업계 아성이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스피라가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서유럽 판매망이 탄탄한 만큼 이번 투자로 이들 지역에 대한 램시마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셀트리온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호스피라가 전환권을 행사했을 때 헬스케어 지분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지도 관심사다. 전환권을 행사한다면 서 회장 지분율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호스피라가 헬스케어 지분을 확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날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700원 오른 4만8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수현 기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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